전자책의 새로운 기회- 미국 출판시장을 뚫어라

전세계 출판사들이 전자책 앞세워 미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013년 5월 3일 | 게이브 하바시, 짐 밀리엇

로체스터대학의 번역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2년 영어로 번역되어 미국에 출간된 해외 소설과 시는 413종으로 전년의 370종보다 증가했다. 413종이 그렇게 대단한 수치는 아니지만, 디지털이 가져온 새로운 기회와 맞물려 번역도서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미국 독자들이 해외작품을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로체스터대학 해외문학 전문출판사 오픈레터(Open Letter)의 채드 포스트는 이렇게 말한다.

“전자책의 출현으로 전 세계 동시배급이 가능해지면서, 해외출판사들은 까다로운 미국과 영국 출판사의 비위를 맞추느니 자체적으로 번역을 해서 세계 전역에 직접 판매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편이 비용도 적게 들고 예전 같으면 묵혀둘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책에서 수익을 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책이 잘 나가면, HMH처럼 성장하거나

[교수집행인의 딸]와 같은 베스트셀러가 탄생할 수도 있지요.”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해외출판사들의 전략 선회는 전자책이 중심이 되어 세계 각 지역에서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전자책 유통업체 인스크라이브(INscribe)의 안느 쿠벡에 따르면 이 회사를 통해 미국에 전자책을 출간하는 해외출판사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전무했으나, 현재는 어느 시점에 조사하든 매출 기준 상위 20위 내에 해외출판사가 적어도 두 곳 이상 포진해 있다.

대형 출판사들도 해외작품을 전자책으로 출시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하퍼콜린스가 디지털 원본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위트니스(Witness)‘ 시리즈 중 일부 도서를 해외 베스트셀러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퍼블리싱은 영국 미스터리 작가 레슬리 차터리스(Leslie Charteris)의 세인트(the Saint) 시리즈와 글래디스 미첼(Gladys Mitchell)의 브래들리 부인(Mrs.Bradly) 시리즈 판권을 인수했다. 이 작품들은 전자책으로 우선 출시되며 이후 종이책으로 출간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자국 작품을 미국에 전문적으로 출간하는 새로운 해외출판사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2011년 12월 앤 트래저가 설립한 르프렌치북(Le French Book)은 프랑스의 미스터리와 스릴러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출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출판사는 최근 장 피에르 알로(Jean-Pierre Alaux)와 노엘 발렝(Noël Balen)이 집필한 와인제조가 탐정(The Winemaker Detective) 시리즈 두 권을 계약했으며, 시리즈 중 첫 번째 소설 [보르도에서의 배반(Treachery in Bordeaux)]는 이미 출간되었다. 르프렌치북은 프레데릭 몰레(Frédérique Molay)가 집필한 파리경찰 시리즈물도 내고 있는데, 지난 10월 출간된 [일곱 번째 여인(The 7th Woman)]에 이어 최근 두 권의 신작을 발표했다.

스페인의 히스파북스(Hispabooks)는 미국 시장을 겨냥하는 또 하나의 출판사로, 5월 중 잉그램(Ingram)을 통해 호세 오베헤로(Jose Ovejero)의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Nothing Ever Happens)]와 로렌조 실바(Lorenzo Silva)의 [비겁한 볼셰비키(The Faint-Hearted Bolshevik)]를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동시 출간했다. 이러한 방식을 택한 또 다른 출판사로는 영국의 그레이티스트가이드(Greatest Guides)가 있다. 2년 전 설립된 이 회사는 18종의 그레이티스트가이드 시리즈를 전자책으로 출간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줄리 피스굿(Julie Peasgood)의 [최고의 섹스 안내서(The Greatest Guide to Sex)]이 있다.

자국 작품을 미국에서 출판하려는 또 다른 회사로는 스웨덴의 스톡홀름텍스트(Stockholm Text)와 호주의 텍스트퍼블리싱(Text Publishing)이 있다. 스톡홀름텍스트는 페르세우스(Perseus)와 제휴해 2013년 9월 미국 서점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다. 2012년 여름에 전자책으로 미국에 처음 진출한 스톡홀름텍스트에게 종이책 확장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스톡홀름텍스트의 클래스 에릭슨(Claes Ericsson)에 따르면 이 출판사는 미국 진출 이래 전자책을 7만권 이상 판매하면서 100만 달러를 상회하는 매출을 올렸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전자책으로 충분히 평판을 얻으면서 종이책 수요도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스톡홀름텍스트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출간할 계획이지만, 가장 잘 팔리는 책들은 범죄·미스터리 소설과 로맨스 소설이다. 범죄소설가 마리 융스테트(Mari Jungstedt)와 안나 얀손(Anna Jansson)은 스톡홀름 텍스트의 인기 작가들이다. 이들의 인기는 [어제의 소식(Yesterday’s News)]으로 미국에서 2만권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카이사 잉게마르손(Kajsa Ingemarsson, 에릭슨에 따르면 카이사는 스웨덴 비범죄소설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이다) 에 비견될 만하다. 각각 융스테트와 얀손의 신작 [살인자의 예술(Killer’s Art)]와 [이상한 새(Strange Bird)]는 이번 가을 스톡홀름텍스트를 통해 출간될 예정이다. 에릭슨은 말한다.

“전자책 독자들은 일반 독자들보다 미스터리물에 관심이 높으며, 특히 미스터리물은 외국문학 선호도가 강한 소수 장르 중 하나입니다.”

스톡홀름 텍스트는 아마존과 반스앤노블닷컴의 2012년 전자책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세 권이나 1위에 올렸다. 1위에 오른 책들은 카린 게르하르센(Carin Gerhardsen)의 [진저브레드 하우스(The Gingerbread House)], 융스테트의 [여름의 죽음(The Dead of Summer)], 얀손의 [살인자의 섬(Killer’s Island)]이다.

스톡홀름텍스트는 대부분 판권을 스칸디나비아 에이전시를 통해 취득하며, 작가와 50대 50으로 매출을 배분한다. 최근에는 계약조건에 종이책과 오디오책 판권을 포함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스톡홀름텍스트는 올해 약 10종의 책을 출간할 예정으로, 이는 2012년의 15종보다 줄어든 수치이다. 책 종수가 줄어든 만큼 출간하는 책 하나하나에 홍보와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미국 시장에서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출판사는 비영어권 국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호주의 독립출판사 텍스트퍼블리싱은 미국 시장에서 호주 책들이 장기간 외면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이 출판사는 200년을 넘나드는 호주 고전시리즈 텍스트클래식(Text Classics)으로 미국에 대대적으로 진출한다. 텍스트퍼블리싱은 배급사로 컨소시엄(Consortium)을 택해 미국에서 4월부터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출판사의 마이클 헤이워드는 이렇게 말한다.

“시리즈 중에는 숨겨진 보석이 많이 있습니다. 이 책들은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쓰였지만, 이야기 속에 담긴 공포와 욕망은 보편적인 감정이지요.”

헤이워드는 호주 작가들의 미국 진출을 가로막은 주요 요인이 호주와 미국 간의 물리적 거리라고 여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텍스트퍼블리싱은 디지털과 전통적인 종이책, 주문형 출판(POD)라는 세 가지 방식을 결합했다. 2013년 말까지 이 회사는 약 70권의 텍스트 클래식 시리즈를 종이책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그중 두 권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자책으로도 출간된다. 헤이워드는 말한다.

“구입의 용이성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소장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종이책으로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독자들에게 텍스트 클래식을 읽는 방식에 선택권을 주고 싶어요. 그렇기에 전자책은 우리에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방식입니다.”

헤이워드에 따르면 대부분 책은 호주에서 인쇄되어 미국으로 발송되지만, 수요가 있거나 때때로 기회가 닿으면 미국에서도 인쇄될 수 있다. 시리즈에서 1차로 출시된 책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 해로어(Elizabeth Harrower)의 [감시탑(The Watch Tower)]이 대표적인 예이다.

텍스트 클래식의 출간은 텍스트퍼블리싱이 미국에서 직접 출판을 시도하는 첫 번째 사례이기는 하지만, 이 회사는 여러 해 동안 미국과 호주 출판사 사이에서 저작권을 중개해왔다. 텍스트퍼블리싱을 통해 호주에 소개된 책의 저자로는 버락 오바마, 론 래시(Ron Rash), 데이비드 반(David Vann), 라이오넬 슈라이버(Lionel Shriver)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팀 플래너리(Tim Flannery), 피터 템플(Peter Temple), 헬렌 가너(Helen Garner) 등의 호주 작가들을 대리해 저작권을 판매했다. 헤이워드는 말한다.

“텍스트퍼블리싱과 같은 출판사들은 수십 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제 그 장애요인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텍스트퍼블리싱은 미국 시장에서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텍스트클래식의 출간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1. HMH: 세계 1위 교과서 출판사로서 모든 신간을 디지털과 종이책으로 동시 출간하고 있으며, 기존 출판된 책에 대한 디지털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2. [교수집행인의 딸 The Hangman’s Daughter]: 무명 독일작가 Oliver Potzsch의 작품으로 아마존에서 직접 출판했다. 전문 비평가의 외면 속에서도 25만권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3. Witness: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로 이루어진 전자책 시리즈

이 글의 원문 http://www.publishersweekly.com/pw/by-topic/international/international-book-news/article/57103-international-titles-finding-new-ways-into-the-u-s.html

By | 2017-03-14T01:29:29+00:00 2013년 8월 10일|Categories: 번역캠프, 해외 칼럼|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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