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커즈와일, 뇌를 말하다

An artificially intelligent future: Ray Kurzweil on engineering the brain

Roger Highfield, 2012 년 11 월 28 일

레이 커즈와일은 현재의 가능성 너머,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개척자다. 그 미지의 영역이란 과학적 팩트와 픽션, 과학기술에 근거한 예측과 터무니없어 보이는 추측의 중간지대에 놓여있다.

미국의 과학기술 전문가이자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자신을 포함하여 우리 인류를 불멸의 존재로 만드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 근거는 그가 내세우는 ‘수확가속법칙’이다.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져서 10~15년 내에 암과 심장병이 완치되고 노화가 멈추며 회춘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의 ‘기하급수적 진보’ 덕분에 인공지능이 우리의 통제, 심지어 우리의 이해수준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기계의 성능과 지능이 끝없이 향상되는 것에 겁먹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커즈와일은 다르다. 그의 전작 <21세기 호모사피엔스>나 <특이점이 온다>에서 그는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하기보다 인간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대담한 낙관주의적 사고는 대중의 환영을 받았다. 그래서 그의 책은 모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그의 최신작 <마음의 탄생: 알파고는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훔쳤는가> 역시 마찬가지다. 커즈와일은 이 책에서 ‘리버스엔지니어링을 통해 인간의 뇌를 분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디지털 공간에 구현한 ‘기계뇌’가 클라우드를 통해 연결됨으로써 머지않아 새로운 인류가 탄생할 것이라 예상한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러면 커즈와일이 아니다. 우리 뇌에 담겨 있는 의식을 스캔하여 컴퓨터에 데이터로 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그야말로 인류가 열반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주장을 허황된 망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명가이자 과학자로서 그의 이력을 돌아보면 그의 주장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예컨대, 커즈와일이 만들어낸 소프트웨어를 IBM 컴퓨터가 거액을 주고 인수할 당시 그의 나이는 14살에 불과했다. 1970년대 후반 그가 개발한 광학문자인식OCR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오늘날 방대한 법률문서를 스캔하여 보관하는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는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982년에는 스티비 원더에게 영감을 받아 놀라운 신디사이저를 발명해내기도 했다(커즈와일뮤직시스템). 그 밖에도 패턴인식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여 상용화했다. 1990년에는 1998년 이전에 컴퓨터가 인간보다 체스를 잘 두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정말 1997년에 이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앞에는 무슨 일이 다가올까? 기계가 더욱 인간을 닮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마음의 탄생>에서 그는 뇌의 작동 원리, 진화가 지능에 미치는 영향, 뇌를 디지털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하는 방법, 뇌의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인공지능을 더 스마트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다.

일반적으로 뇌의 작동방식은 미스터리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뇌 속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복잡하여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말초적인 감각의 인식에서 비유, 유머, 연민과 같은 고차원적인 인식에 이르기까지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은 모두 동일하다. 인간의 신피질에는 동일한 패턴인식기 3억 개가 펼쳐져 있으며, 이들이 계층적으로 연결되어 우리의 모든 사고과정을 만들어낸다. 뇌의 이러한 생물학적 작동원리를 디지털 공간에 시뮬레이션하고 모방하면, 컴퓨터에서도 머지 않아 의식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커즈와일이 보기에 인간의 뇌에는 여전히 한계가 많다. 뇌의 가소성은 놀랍기는 하지만 컴퓨터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또한 뇌에 담긴 정보는 지나치게 가변적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생각을 기계에 업로드하여 보관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우리 인간이 도구를 활용하여 신체적 역량을 확장해왔듯이, 이제는 정신적 역량을 확장할 차례라고 말한다. 그 모든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은 겨우 수십 년 안에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60세가 넘은 그는 인류가 다음 진화의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까지 살아서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그의 부친은 심장병으로 사망했고 그 자신은 35세에 고 콜레스테롤과 2형(성인) 당뇨 진단을 받았다. 질병과 맞서기 위해 기존의 식이요법에 의존했던 커즈와일은, 10여 년 전 보완치료와 혼합처방을 통해 불로장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테리 그로스만을 만나면서 대담한 아이디어에 도전한다. 그로스만의 처방은 바로 매일 150개에 달하는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커즈와일은 현재 자신의 신체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다고 말한다. 어쩌면 오늘날 과학자들이 고대하는 줄기세포 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또 나노봇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모니터링하는 시대까지 살아남을지 모른다.

어쨌든 그는 인간의 한계라는 것을 수긍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Source text http://www.telegraph.co.uk/technology/news/9693997/An-artificially-intelligent-future-Ray-Kurzweil-on-engineering-the-brain.html

By | 2017-03-14T04:29:31+00:00 2016년 11월 22일|Categories: 마음의 탄생, 해외 칼럼|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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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4X 번역가.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에서 번역을 공부하였다. [투자에 대한 생각], [정치심리학], [가짜힐링] 등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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