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sbit 2017-06-13T03:46:49+00:00

저자: 에디스 니스벳
번역자: 김선영, 김현정, 김지홍, 임영희
출간일: 2017년 6월 9일
정가 2000원
ISBN-10 979-11-954204-0-7 (세트)
ISBN-13 979-11-88392-00-1 05840
용량 9.0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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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스 니스벳 Edith Nisbet

‘최초의 현대적인 어린이책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런던에서 농업화학자였던 존 콜리스 네스빗의 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녀가 네 살때 사망하였고, 이후 몸이 아픈 언니를 치료하기 위해 그녀의 가족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지를 돌아다니며 살다가 17살이 되던 해 다시 런던에 정착했다.

22살이 되던 해 혼전 임신을 한 뒤, 은행원 허버트 블랜드Hubert Bland와 결혼하지만 곧바로 남편의 복잡한 사생활이 밝혀지면서 불행한 결혼생활이 시작된다. 바람둥이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다른 여자에게서 낳은 남편의 아이들을 맡아서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네스빗과 블랜드는 열혈 맑시스트 동지이기도 했다. 1884년 출범한 사회주의 운동조직 파비언소사이어티Fabian Society의 창립멤버로 참여하면서 그녀는 뛰어난 맑시스트 강연자이자 저술가로서 명성을 얻기도 한다.

1914년 블랜드가 사망하고 3년 뒤 네스빗은 토마스 터커Thomas “the Skipper” Tucker와 재혼한다. 그리고 1924년 65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추정되는 증상으로 세상을 뜬다.

그녀는 힘들고 괴로운 삶 속에서도 40여 권의 어린이 책을 썼으며 어른을 위한 소설도 11편 썼다. 또한 그 밖에 여러 단편소설과 공포소설을 쓰기도 했다.

파비언소사이어티는 오늘날 영국노동당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사회과학분야의 최고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LSE런던정치경제대학를 1895년 설립하기도 하였다. 네스빗은 LSE 창립초청연사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흑단나무 액자 The Ebony Frame

나는 종을 내려놓고 부지깽이를 잡고는 석탄을 들쑤셔 벽난로의 불길을 살렸다. 그런 다음 마음을 다잡고 뒤로 물러나면서 초상화를 보았다. 흑단액자가 비어있었다! 그때, 의자 뒤에서 실크천이 스치는 소리가 나더니 그림자 속에서 초상화 속에 있던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온몸이 얼어붙고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로 끔찍한 공포가 순식간에 몰려왔다.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알던 자연의 법칙이 모두 거짓이거나, 아니면 내가 미친 것이었다. 나는 선 채로 그냥 떨고만 있었다. 검은 벨벳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벽난로 앞 카펫을 밟으며 나를 향해 다가오던 그 순간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김선영

동덕여자대학을 졸업하고 어린이/청소년책을 기획/번역하고 있다.

김현정

서울대학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람크기 대리석상 Man-size in Marble

로라와 함께 앉아서 달빛에 물든 풍경을 감상했던 돌계단에서 잠시 멈췄다. 성당의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지난 번에 왔을 때 내가 문을 열어놓고 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주일이 아닌 날에 성당에 오는 사람은 우리뿐이었다. 부주의하게 문을 열어놓아 습한 가을 공기가 성당 안으로 들어가 오래된 직물들을 손상시켰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측랑을 반 정도 걸어간 뒤에야 갑작스런 한기를 느끼며 잊고 있던 사실이 갑자기 떠올랐다. 오늘,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이 바로 전설에 따르면 ‘사람 크기의 대리석으로 조각된’ 형상이 걸어 다니기 시작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나 자신이 너무도 경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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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홍

고려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였다. 졸업 후 출판사에서 영어관련 영상기획, 팟캐스트 편집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임영희

대학에서 불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하였다. 졸업 후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