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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커즈와일: 공상과학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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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off Duncan, 2012년 12월 20일

인터넷세계의 거인 구글이 최근 세상의 이목을 끌만한 인재영입을 했다. 최근 [마음의 탄생 How to Create a Mind]를 출간한 이름 난 발명가이자 미래학자 레이커즈와일을 엔지니어링 이사 Engineering Director로 영입한 것이다. 영입사실을 구글이 아닌 커즈와일이 먼저 공표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마도 구글과 별개로 독립적인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인 듯 하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마운틴뷰 본사에 상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강연 및 저술활동 등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분야에서 커즈와일은 언제나 논란을 몰고오는 인물이다. 기계에 인간의 의식을 업로드하고 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나노기술이 질병과 노화를 물리쳐 인간을 초월적인 존재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그의 예측은 많은 이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황당한 장밋빛 전망에 심취한 어처구니없는 미래주의자의 전형이라고 그를 폄하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의 영향력을 쉽사리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기술을 발명하고 응용해낸 커즈와일의 부인할 수 없는 뛰어난 업적 때문이다. 광학문자인식OCR, 문자-음성변환TTS, 음성인식기술speech recognition 등 커즈와일의 전문영역은 모두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현실에서 구현해낸 구체적인 사례들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이제 어떤 변화를 몰고 오려 하는 것일까? 또한 구글은 그에게 과연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커즈와일은 누구인가?

발명가이자 첨단과학기술전문가인 레이 커즈와일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업적과 성취를 이룬 인물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유명한 기술혁신 발명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가 발명해 낸 기술들 상당수가 이미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주류기술로 발전하여 오늘날 많은 이들의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그를 토마스 에디슨의 적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가 이뤄낸 눈부신 업적 몇 가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CCD (Charge-Coupled Device: 전하결합소자)를 활용한 평판스캐너
  • 어떠한 폰트로 작성된 문서든(omni-font) 모두 읽어들이는 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광학문자인식)기술
  • 문자기호를 음성기호로 변환해주는 TTS (Text-to-Speech 문자-음성변환) 기술
  • 위의 세 기술을 통합한 커즈와일리딩머신: 1976년 출시된 맹인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는 최초의 기계. 이 놀라운 기계를 그는 겨우 28살에 만들어냈다.
  • 커즈와일피아노: 디지털 샘플을 활용해 어쿠스틱 악기의 소리를 재현해내는 최초의 신디사이저
  • 최초로 상용화된 음성인식시스템 Speech Recognition System

그의 기술혁신은 미국에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평판스캐너와 OCR 기술이 없었다면, 오늘날 구글북스과 같은 인쇄물의 대규모 디지털화 작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커즈와일의 스캔닝/OCR 기술이 출시되었을 때 최초 주요고객은 렉시스넥시스LexisNexis라는 법률서비스 회사였다. 이 회사는 커즈와일의 기술을 이용해 법률 관련 문서/뉴스를 디지털화하여 방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TTS 기술은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도 책, 잡지, 뉴스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며, 휴대전화,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에서 스크린 없이도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WALL-E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악당 AUTO의 목소리가 바로 애플OS에 탑재된 Mac-In-Talk(VoiceOver) TTS다.

커즈와일리딩머신의 첫 번째 구매자가 바로 스티비 원더다. 그는 커즈와일과 절친한 친구가 되었고, 커즈와일은 그에게 영감을 받아 음성합성기술을 활용한 디지털신디사이저 개발에 뛰어든다. 그는 그랜드피아노, 풀오케스트라, 풀 드럼 킷, 더 나아가 전세계의 다양한 악기, 마침내 거의 모든 악기의 소리를 디지털샘플링하여 하나의 기계로 재현해낼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창작활동은 물론 연주와 공연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커즈와일의 신디사이저 발명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모두 유능한 음악가였기에 어릴적부터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1965년, 16살 고등학생 때 그는 이미 클래식 작곡가의 유형에 맞춰 음악을 작곡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과학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축하를 받는 모습.

커즈와일의 이후 활동

대단히 멋지고 인상 깊은 업적이지만 어쨌든 80년대 일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무슨 일을 했을까?

상용화된 그의 혁신기술들은 대개 ‘적응형 기술adaptive technology’과 ‘교육education’에 관한 것이다. 90년대 그가 관심을 가진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학습장애와 시각장애를 가진 이를 위한 학습기술을 개발하는 데 몰두했다. 패턴매칭과 휴리스틱스 기술을 응용하여 학생들에게 읽기/쓰기, 더 나아가 학습방법까지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자학습프로그램, 시각장애인들에게 워드프로세서나 엑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TTS 어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했다. 또한 커즈와일리딩머신을 휴대할 수 있게 만들기도 했다. 또 메디컬러닝Medical Learning Company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내과의사 수련을 도와주는 쌍방향 메디컬 시뮬레이터(가상환자)를 개발하는 작업도 했다.

인공지능과 패턴인식기술을 확대 적용하여 그림을 그리고 시를 창작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 비선형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기반한 팻캣FatKat이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어 금융시장에도 진출했다. 팻캣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2005년에 커즈와일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2년 동안 50~100퍼센트 정도 수익을 냈다고 한다.

미래는 밝다. 멋진 썬글라스를 준비하라.

Kurzweil이 만들어낸 혁신의 면면은 대단히 인상적이긴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그를 진짜 유명하게 만든 것은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대담한 전망이다. 상당수 논문과 책을 저술해 출간했다.

미래를 예언하는 일은 까다롭고 종잡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커즈와일의 성적은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1990년 출간한 [지능기계의 시대 The Age of Intelligent Machines]에서 커즈와일은 1990년대가 끝나기 전 인터넷이 천문학적 추세로 성장해 전세계 어디서나 정보검색이 일상화되며, 21세기에 들어서면 무선인터넷 환경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휴대전화나 팩스 같은 정보기술의 발전이 소련의 몰락을 이끌 것이라 예언했으며, 1998년에는 컴퓨터가 인간 체스 챔피언을 이길 것이라 예측했다. (실제로 1997년, 딥블루가 카스파로프를 이긴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다른 예측들도 모두 정확하게 맞았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커즈와일의 예측이 대부분 너무 명백한 흐름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거나, 때로는 지나치게 모호해서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비판한다. 그런 비판을 의식하여 커즈와일은 2010년, 자신이 예측이 얼마나 적중했는지 평가하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08개의 예측 중 89개는 정확하게 실현되었으며, 13개는 “기본적으로” 맞았다. 구글에 입사한다는 소식을 공표하는 자리에서 커즈와일은 이렇게 말했다.

1999년, 나는 무인자동차와 음성인식 휴대전화가 10년 후 등장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지금, 구글은 무인자동차를 시범운행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안드로이드폰에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특이점에 대한 알아야 할 몇 가지 사실

커즈와일의 “특이점Singularity” 담론은 그의 미래예측 못지 않게 대중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특이점은 1950년대 수학자 존 폰노이먼John Von Neumann에 의해 처음 소개된 개념으로, 컴퓨터과학자이자 공상과학작가 버너 빈지Vernor Vinge(그는 또한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에 의해 대중화되었다. 특이점이란 과학기술발전을 통해 인간보다 뛰어난 초지능이 탄생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폰노이먼은 특이점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문명의 종언을 고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지만, 빈지는 특이점이라는 개념을 확장하여 과학기술과 인간의 인터페이스가 복잡하고 정교하게 얽히고 이로써 초지능을 활용하는 슈퍼인간이 도래하는 미래가 오는 시점으로 해석한다.

특이점은 기술이 너무 가파르게 발전함으로써 보통사람들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묵시론적 미래를 암시한다. 뒤처진 사람들은 결국 슈퍼인간의 지능과 그 장치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다. 이는 공상과학소설에 늘 등장하는 디스토피아의 모습이다. 하지만 커즈와일과 같은 사람들에게 특이점은 전혀 다르다. 인간에게 무궁무진한 기회가 펼쳐지는 세상이다. 경제, 혁신, 문화, 물류,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규칙을 다시 쓸 수 있다.

검증이 불가능한 커즈와일의 예측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 기반 인간 software-based humans”를 예로 들어보자. 소프트웨어 기반 인간의 의식은 본질적으로 웹 상에 존재한다. 즉,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들은 홀로그램으로, 또는 나노봇의 결합을 통해 구체적인 세상에 현현한다. 자신의 의식을 다른 이에게 전송해 이식할 수도 있고, 영화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처럼 타인의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도 있다. 미래에는 인간의 의식을 업로드한 기계 역시 인간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육체라는 제한된 공간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결국 인류는 대부분 순수한 형태의 데이터로 남기를 희망하게 되고, 마침내 “소프트웨어 기반 인류” 세상이 도래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위해선 의학과 생명공학 기술의 혁신적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커즈와일에 따르면, 나노기술은 척추손상 치료, 세포수준의 처방, 인체에 전혀 무해한 정크푸드 생산에 기여할 것이며 마침내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특이점을 넘어서즌 순간 인간의 의식을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게 되고, 이로써 인류는 사실상 영생을 얻게 된다.

60대 중반이 된 커즈와일은 실제로 그러한 미래를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 150가지 이상의 영양제를 매일 섭취하고, 정맥주사를 비롯한 다양한 시술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한다. 특이점이 올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 그의 구체적인 목표다. 물론,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시신의 냉동보존도 예약해 둔 상태다. 미래의 과학기술이 그를 다시 숨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커즈와일의 특이점 이론은 기발하긴 하지만 정신 나간 헛소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가상현실의 개척자, 재론 래니어Jaron Lanier는 커즈와일의 전망을 “인공두뇌 전체주의 cybernetic totalism”이라고 비판했으며, 또한 많은 이들이 생명공학의 발전을 지나치게 낙관한다고 비판한다. 저명한 인지학자 더글라스 호프스태터Douglas Hofstadter는 “탄탄하고 훌륭한 아이디어와 광기 어린 아이디어를 뒤죽박죽 섞어놓았다. 온갖 산해진미에 개똥을 섞어 놓아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알 수 없게 만들어놓았다.”라는 표현으로 커즈와일을 폄하한다.

구글+커즈와일=?

이미 인간의 두뇌에 근접한 신경망 컴퓨터를 선보이고 있는 IBM 같은 회사가 커즈와일에게 훨씬 잘 맞지 않을까? “I am feeling lucky” 버튼이나 기념일 두들 로고 정도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후발 과학기술기업보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그에게 더 합당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지만 커즈와일의 개척자 성향과 실용적 태도를 고려하면 구글은 참 괜찮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100년, 200년 후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큰 그림을 그려내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 과학기술을 활용해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전반을 변화시키는 실용적인 제품을 생산해 온 것이 커즈와일의 진정한 이력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수많은 회사를 설립해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해 온 커즈와일에게 구글이 훨씬 잘 맞을 수 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미래-학습 기술과 이와 관련한 제품의 생산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후발주자라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2005년, 구글이 마운틴뷰 지역에 무료로 와이파이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SF영화에나 나올 법한 황당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구글은 미국 전역에 기가바이트 인터넷 케이블을 깔겠다는 놀라운 계획을 내놓고 있다(Google Fiber).

구글은 구글글래스나 무인자동차 같은 미래 프로젝트도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인간 의식을 컴퓨터에 업로드하는 수준의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이 역시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학기술의 발전과정에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커즈와일이 구글에서 맡은 업무는 현재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주도하는 X랩과 긴밀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X랩은 구글의 기밀 실험실로 우주 엘리베이터에서 인터넷에 기반한 생활기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무인자동차와 웨어러블 기기 역시 X랩에서 나온 작품이다. “머신러닝과 언어처리영역의 새 프로젝트들”을 맡게 될 것이라는 커즈와일의 언급은 현재 오디오 비디오 매체 분석과 언어이해 및 학습신경망 연구를 진행하는 X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아직 많은 것을 알 수 없는 상태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이미 인재들로 넘쳐나는 구글이 겉치장을 하기 위해 커즈와일을 영입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커즈와일을 책임자로 두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인재를 끌어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글과 같이 자금이 넘쳐나는 회사에서 레이 커즈와일과 함께 일한다? 뛰어난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이 뿌리치기 힘든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다. 하지만, 구글은 고위인사를 영입하여 한가하게 빈둥거릴 수 있는 특권을 주는 그런 회사가 아니다. “인터넷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빈튼 서프Vinton Cerf는 2005년 구글과 함께 일하기 시작한 이후, 인터넷 거버넌스와 정책에 훨씬 지대한 업적을 남겼다. 구글은 언론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얼굴마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커즈와일의 거시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현실화하는 검증된 능력이 바로 그를 영입한 이유일 것이다.

결국, 구글은 미래의 과학기술의 기준을 세우는 빅리그의 주요결정권자로 등극하고자 하는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바로 구글이 커즈와일과 함께 하기로 한 이유일 것이다.

-8기 김상욱

Source http://www.digitaltrends.com/mobile/ray-kurzweil-brings-his-singular-focus-to-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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