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사로 쓸 것인가? 언론이 해외뉴스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때로는 한 국가 전체를 거의 혼자 취재해야 하는 상황에서 AP특파원들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기본적인 문제는 바로 무엇을 뉴스로 다룰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AP에서 작성한 기사가 전세계 주요언론사들을 통해 나가기 때문에 AP뉴스는 곧 국제사회에서 의제설정 역할을 한다. AP뉴스는 미국인들은 물론 세계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과 이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AP는 실제로 자신들의 기사가 ‘미국언론의 국제뉴스에 대한 논조를 사실상 결정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Hess, 1996, 93). 어떤 해외뉴스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는 권한은 전통적으로 데스크가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알고리즘을 반영하여 결정하기도 한다.

물론 AP기사를 받아서 게재하는 언론사들이 AP기사에 담긴 본래의 뉘앙스를 변형하거나 생략하여 싣는 경우도 많다. 개별 언론사가 추구하는 이데올로기, 편집국장 개인의 방향성, 독자들의 성향 등 다양한 요인이 작동할 것이다.

언론이 국제뉴스를 선별하는 기준

기자들이 일반적으로 국제뉴스를 선별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자국중심뉴스: 그 나라의 현실보다는 자국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춰 편향되게 보도한다.
  • 문화적, 경제적, 군사적 뉴스: 서구권 국가와 경제력/군사력이 큰 나라의 소식을 우선하고, 후진국은 ‘쿠데타와 지진’과 같은 뉴스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한다.
  • 자극적인 뉴스: ‘피 흘리는 기사라야 주목받는다’는 오래된 격언을 따르는 소재, 귀여운 판다, 섹시한 연예인 등 가벼운 주제에 과도하게 주목한다

for a review, see Chang et al., 2012; Westwood et al., 2013

물론 이러한 기준은 상당히 편향된 것이고 따라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 하지만 독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미디어의 특성상 이러한 기준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AP특파원들은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뉴스들을 반드시 취재해야 하는 ‘뻔한 뉴스’라고 분류한다.

쿠데타란 쿠데타는 모두 취재했죠. 뉴욕과 런던에서 관심을 갖는 유일한 뉴스는 바로 쿠데타였거든요. 어디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그러면 무조건 출동했죠. 뭐, 그럴만도 하죠. 그래야만 하고요. 하지만 난 뭔가 더 하고 싶었어요… 어느 날 취재를 마치고 나이지리아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라디오에서 갑자기 군가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쿠데타가 발발했다는 신호였죠. 거기가 다호메이였는데, 곧바로 차를 돌렸죠. 쿠데타 소식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타전했어요… 특종이었죠. 쿠데타의 세세한 내용은 크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니까.

Anold Zeitlein
1972년 이 쿠데타로 나이지라아 서쪽에 있는 작은 나라 다호메이는 국명을 베냉Benin으로 바꾸었다.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대부분 재난이 발생해야 그 나라 소식이 그나마 신문 1면에 실린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AP특파원들은 재난 덕분에 자신들이 월급을 받는다고 자조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2000년대 카르텔전쟁으로 인해 무법지대로 변한 멕시코의 특파원은 길거리에서 ‘시체가 네 구 이상 발견되어도 기사를 쓰면 거의 선택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AP특파원들은 사건만 단순히 보도하기 보다는 그 사건을 통해 ‘좀더 큰 흐름이나 사회적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마약카르텔 간의 전쟁 중에 희생된 시신을 옮기는 멕시코 경찰

1971년 내전은 끝났음에도 나이지리아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군인들이 무기를 가지고 다녔지. 무장강도사건이 연일 발생하자, 정부는 이러한 기세를 꺾기 위해 라고스해안에서 무장강도 공개처형식을 열기 시작했어. 그런데 처형식은 금세 카니발로 돌변해버렸지.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행상인들이 뭔가를 팔기 시작하더군. 모두들 모여서 강도들을 드럼통에 묶어놓고 총살하는 걸 구경했어. 나는 공개처형식에 대한 기사를 쓰고 사진도 찍어서 보냈는데, 진짜 대박을 쳤지. 어느 신문에서나 내 기사가 나왔어. 물론 야만적이고 잔인한 이야기였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한 나라의 잘못된 상황을 다른 나라에게 알리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지.

Larry Heinzerling
라고스해안에서 진행된 공개처형식

반대로, 뉴스가치가 없다고 해도 무조건 취재해야 하는 뉴스도 있다. 예컨대 브라질특파원이라면 ‘삼바 카니발’ 취재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또한 미국인들의 관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재해야 하는 뉴스도 있다.

마크 샌포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의 내연녀가 살고 있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고급아파트 앞에 갔더니 열 명 넘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더군. 기자들은 샌포드의 ‘마리아’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아파트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일일이 따라붙어 인터뷰했어. 이게 무슨 뉴스거리라고 이 난리를 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 그 아파트에 사는 ‘마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는 최소한 다섯 명이나 되었는데… 하필 또 그날이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추운 날이었어… 한 여성이 걸어나오면서 ‘그래, 내가 마리아다!’라고 외쳤어. 기자들이 돌격모드로 전환하려는 사이에 그 여성은 재빠르게 한마디 덧붙이더군. “근데, 너희들이 찾는 그 마리아는 아니지롱.” 그녀는 낄낄거리면서 사라졌지.

Eduardo Gallar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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