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선택: 독자를 통제하기 위한 교묘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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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들의 생각을 내가 원하는 편으로 몰아가기 위해 단어를 의도적으로 선별하여 사용한다. 예컨대 소득세인하정책을 반대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소득세인하정책은 우리 국부를 대부분 깔고 앉아 호화생활을 하는 저 특권층의 지갑만 두둑하게 불려줄 것입니다.

하지만 소득세인하정책을 찬성하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소득세인하정책은 하루하루 힘들게 일해서 번 우리 수익에서 국세청이 빨아먹는 돈을 원래 주인인 우리 노동자에게 되돌려줄 것입니다.

이 두 글은 분명히 똑같은 상황을 묘사하지만 전혀 다른 가치를 일깨운다. 이 말에 사용된 단어들을 자세히 뜯어보자.

우리 국부vs저 특권층의 지갑
vs깔고 앉아 호화생활을 하는
vs두둑하게 불려준다
하루하루 힘들게 일해서 번vs빨아먹는
우리 월급 / 우리 노동자vs국세청이 빨아먹는 돈
원래 주인인… 되돌려준다
‘우리’와 ‘저’와 같은 지시사 사용방식을 눈여겨보라.

물론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논증의 정신을 배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논증은 뜨거운 감정이 아니라 차가운 논리에 호소해야 한다. 위 문장을 감정을 비운 어휘들을 사용하여 표현해보자.

소득세인하정책은 최상위 소득계층의 재정적 여유를 증대시켜줄 것입니다.

소득세인하정책은 기업의 순이익을 올려줄 것입니다.

이 두 문장은 감정적인 언어를 모두 빼낸 중립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표현들은 여전히 ‘냉정한 객관성’이라는 가치를 투사하고 있다. 가치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도 가치편향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더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가치를 드러내는 어휘를 회피하고 중립적으로 글을 쓰는 것 역시 독자를 속이려는 의도적인 선택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독자들은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떤 입장에 서있는지, 또 얼마나 강렬하게 지지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또한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독자들은 글의 첫머리부터 저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민감하게 탐지한다.

물론 학술적인 글에서는 독자들이 글쓴이가 냉정하고 객관적인 에토스를 발산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것은 가치를 완전히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학 논문에서는 위 문장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소득세인하정책은 국가자원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계층의 개인자산을 증대시켜준다.

소득세인하정책은 근로계층에게서 거둬들인 세금을 다시 환급하는 효과가 있다.

감정을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을 뿐, 이들 문장에도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말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 글은 논증의 탄생과 스타일레슨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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