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잘못된 판단을 하는 이유: 4가지

1998년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었을까?

개인의 자질에서 원인을 찾는 사람

타고난 재능과 꾸준한 노력 때문이다.

환경에서 원인을 찾는 사람

당시 전반적으로 떨어진 투수력, 반발력이 큰 야구공, 스테로이드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업적을 높이 살 때 개인적인 원인을 강조하고, 높이 사지 않을 때 상황적인 원인을 강조한다. 좀더 객관적인 관찰자라면, 이러한 측면을 모두 고려할 뿐만 아니라 그밖에도 다양한 요인들이 관련되어 있다고 말할 것이다.

어떤 대상의 공과를 따질 때 우리는 다음 네 가지 편향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편향이 작동하지 않는지 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해도: 내가 쫌 아는데 말이야

관련된 사람과 그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동기와 인성에서 원인을 찾는 경향이 있다.

게이와 레즈비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선택을 개인의 성향 탓으로 돌릴 확률이 높은 반면, 게이와 레즈비언을 잘 아는 사람들은 환경, 예컨대 유전적 소인 에서 원인을 찾을 확률이 높다. 이것은 인과관계를 찾을 때 일관되게 나타나는 패턴이다.

정체성/동질감/소속감: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

그 사람과 결과에 대해서 느끼는 개인적인 감정에 따라 원인에 대한 판단은 달라진다. 예컨대 좋아하는 사람이 감탄할 만한 일을 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지능이나 노력을 칭송한다.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이 감탄할 만한 일을 했을 때는 행운이나 상황 탓으로 돌린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일어난 좋은 일은 모두 노무현 덕분이지만 나쁜 일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파들은, 좋은 일은 절대 노무현이 잘해서 나타난 결과가 아니며 나쁜 일은 모두 노무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데올로기/정치: 나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주의자들은 대부분 정부보조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환경으로 인해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대부분 그들을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라고 말한다.

문화: 보이지 않는 사고방식의 차이

미국인들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한 반면, 아시아문화권 사람들은 개인의 행동의 원인을 개인의 선택보다는 사회적 맥락에서 찾는 경향이 강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 4가지 요소는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강한 영향을 미친다. 논증을 설계할 때에는, 인과관계에 대한 자신의 사고방식은 물론 독자들의 사고방식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깊이 뿌리 박혀있는 인과관계에 대한 ‘사고방식’의 차이를 먼저 극복해야 한다.

현대인들은 개인이나 집단의 행위를 ‘설명’하는 것과 ‘판단’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대부분 잘 모르거나, 아니면 구별할 줄 모른다… 보수주의자나 진보주의자들은 대개 정반대 편에 서서 싸우지만, 이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같다.

보수주의자들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원칙에 지나치게 집착한 결과, 사회학적·심리학적 용어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을 부정하거나 적대시한다. 이러한 설명이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를 심어주지 않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잘못된 생각이다.

진보주의자들은 이와 정반대 덫에 빠진다. 사람을 지나치게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며 개개인을 조건짓는 사회적 힘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이들에겐 실패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라고 요구할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놓치고 있는 사실은 어떤 사람의 행동을 충분히 설명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명과 판단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러한 태도가 인간관계와 공공정책을 모두 파멸로 몰아넣고 있다.

Orlando Patterson “The Lost Distinction Between Explain and Justify” New York Times. August 8, 1999.

논증의 탄생
크리틱스초이스
스타일레슨

이 글은 《논증의 탄생》과 《스타일레슨》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Series Reading: 논증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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