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직접 취재하려는 노력: 언론이 권위를 갖는 이유

어딘가에서 수천 명에 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오려고 애쓰고 있는데, 정신 나간 몇몇 사람들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애쓰고 있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기자들일 것이다.

Mort Rosenblum

AP특파원들은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자신의 직업적 책무의 핵심이며, 그렇게 기사를 써야만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으며, 그렇게 쓴 기사가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역사적으로 언론이 권위를 갖게 된 것은, 기자들이 사건을 직접 목격하고 취재하여 보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직접목격은 단순히 속보를 취재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통찰을 얻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장을 일일이 찾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지극한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최근 많은 뉴스매체들이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예전처럼 직접 현장을 쫓아다니는 기자들은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 가지 않고는 어떤 사건도 제대로 취재할 수 없다는 AP특파원들의 믿음은 굳건하다

사무실에 앉아서 다른 매체에서 내보내는 뉴스를 체크하거나, 기자실 같은 곳에 가서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는 기사를 받아쓰는 것으로는 왜 충분치 않을까?

이런 취재방식은 권력기관이나 군사정권이 좋아하는 방식이다. 권력기관들은 기자실 제도를 활용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는 언론에게는 정보를 주고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은 배제하는 등 접근권을 통제함으로써 언론을 길들인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기자실을 폐쇄하라

언론보도가 권위를 갖는 이유는 그것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을 직접 취재하여 퓰리쳐상을 수상한 맥스 데스포는 ‘현장의 힘’을 증언한다. 그는 연합군과 함께 ‘북한부대를 추격하던 중 ‘오줌이 마려워서’ 잠시 멈췄다가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두 손이 눈 밭에 솟아올라있었고, 바로 몇 센티미터 위에 검은 구멍이 있더군. 곧바로 나는 카메라를 꺼내들었지. 검은 구멍은… 그 아래 누워있는 시체가 마지막으로 숨을 쉬면서 눈이 녹아 생긴 것이었어. 황급히 지휘관을 불렀고… 거기서 남녀 시체가 100여 구가 나왔어… 당시 우리가 추적하고 있던 부대는 굉장히 다급했던 모양이야. 북쪽으로 끌고 가던 사람들이 뒤쳐지기 시작하자 모두 총으로 쏴죽이고 떠난거야. 그렇게 쓰러진 사람들 위로 눈이 내려 시체를 모두 덮어 버린 것이지. 손등과 손등을 마주하여 손목이 묶여있었는데… 이런 비참한 일은 당시 수도 없이 벌어졌어.

Max Desfor
전쟁의 무익함을 일깨워주는 맥스 데스포(1913-2018)의 한국전쟁 사진.

2000년대 초, 탈레반이 아편재배를 모두 근절했다고 발표했을 때 서방세계는 모두 믿지 않았다. 하지만 개넌은 탈레반의 발표가 정말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농촌지역으로 직접 들어갔다.

“누구라도 양귀비를 재배하면, 재배한 사람은 물론 당신들도 모두 체포할 것이오.” 탈레반들이 마을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물라(율법학자)와 원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사람들이 탈레반에 대해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실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들은 한 번 말한 것은 무조건 행동으로 옮긴다’는 거였죠… 결국 마을의 원로와 물라들이 엄격하게 단속을 했어요… 실제로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발각된 양귀비 재배면적은 2,000제곱미터에 불과했으며,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네 명밖에 되지 않았대요… 취재한 내용을 기사로 썼는데, 반응이 한결같았죠. “에이, 그럴리가? 이걸 믿으라고?” 나는 UN이 낸 통계도 확인했고, 온갖 자료를 다 확인했어요. 실제 양귀비를 재배하던 농가에도 가봤고요. 농부들은 정말 수입이 사라져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무수히 눈물을 흘렸어요. 헬만드, 칸다하르, 낭가르하르…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죠.

Kathy Ganon
2004, 이라크전쟁. pulitzer prize awarded

특히 전장을 누비는 종군기자는, 매체를 통해서는 알 수 없는 사소하지만 의미있는 행위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라크전쟁을 취재한 그레이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시장에 갔다오던 농부가 탄 트럭을 세워서 검문하던 미군이 갑자기 칼을 꺼내 타이어를 쑤시는 거야.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거든. 이런 수모를 당한 사람들이 미군, 더 나아가 미국에 대한 반감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 우리 같은 특파원들이 전장에 가서 그걸 두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도대체 누가 알 수 있겠어.

Denis G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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