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브라함 vs 모세

신화, 역사, 전설

…그들 심장에 내 율법을 써넣어 깊이 새겨 넣어줄 것이다.

―예레미야 31장 33절

엄청난 활력과 변화를 분출한 역사상 위대한 이종간 결합 중에 문자문화와 구술문화의 만남을 능가하는 사건은 없다. 귀가 할 일을 눈으로 대신할 수 있게 한 표음문자는, 사회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가장 급격한 사회구조의 폭발을 초래했을 것이다.

―마샬 맥루한 Marshall McLuhan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한 북이스라엘인들이 강제이주하는 모습.

알파벳문화는 히브리인들이 신과 맺는 관계, 이웃과 맺는 관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글로 새겨진 경전은 그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불어넣었다. 쟁쟁한 국가들이 명멸한 역사의 한복판에서 히브리는 자신들의 신앙체계를 잃지 않고 끝까지 지켜낸 유일한 고대인들이다. 더욱이 웬만해서는 종족 자체가 소멸할 수밖에 없는 긴 불행의 역사를 뚫고 지금까지 그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놀라울 수밖에 없다. —153

아브람은 가족을 이끌고 다니며 유목생활을 하면서 상업으로 생계를 꾸렸다. 이따금씩 소를 먹이기 위해 가나안의 지주들에게 목초지를 빌리기도 했다. 이들은 다른 부족들과 어느모로 보나 평화로운 공존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해 기근이 들자, 아브람은 가나안을 떠나기로 하는데, 여기서 자신의 고향 우르로 돌아가는 대신 반대방향인 이집트로 향한다. —157

야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또 다시 시험하기 위해 이 아이를 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한다. —161

Sacrifice of Isaac by Caravaggio

형제들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요셉의 화려한 코트에 양의 피를 발라 야곱에게 보여주면서 요셉이 사나운 들짐승에 잡혀 먹혔다고 말한다. 슬픔에 잠긴 노인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쥐어뜯었다. —163

Joseph’s Coat Brought to Jacob by Giovanni Andrea de Ferrari, c. 1640

요셉이 자신의 유혹을 끝내 뿌리치자,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이 자신을 강간하려고 했다고 거짓누명을 씌웠고, 이로써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빠진다. —164

Joseph and Potiphar’s Wife by Jean-Baptiste Nattier

야훼Yahweh(여호와)는 히브리성경에서 야베Yahveh라고 표기되기도 한다. 야베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화산신이다.

기원전 4세기 유대지역을 통치하던 페르시아제국의 동전에 그려진 야베의 모습. 날개와 바퀴가 달린 의자는 태양의 왕좌를 상징한다.
기원전 1~2세기 야훼를 묘사한 아뮬렛. 뱀으로 된 다리와 닭의 머리는 야훼의 상징이다. 이후 영지주의의 상징이 된다.

예루살렘에 야베를 모시는 신전을 짓고 제사를 지내는 솔로몬. James Tissot c. 1896–1902

어느 날 모세는 초자연적인 광경을 목격한다. 산비탈 위의 관목에 불이 붙었는데, 불꽃만 일어날 뿐 나무는 타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불꽃에서 천둥같은 야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169

우상숭배―야훼가 명백하게 금지한 관습―가 되살아난 광경을 보고 모세는 자신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휘몰아치는 분노에 돌판을 내리쳐 깨뜨려 버린다. 모세는 사나운 야수처럼 금송아지를 부수고, 아론을 비난하고 사람들을 꾸짖는다. 히브리 최초의 문자기록과 그들의 마지막 형상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결국 둘 다 부서지고 만 것이다. 문자와 형상의 충돌을 아마도 이보다 극적으로 표현한 드라마는 없을 것이다.—172

“Moses breaking down the Tablets of the Law” by Gustave Doré

히브리인들은 40년을 사막에서 떠돌며 가나안을 침략할 준비를 한다. 이집트에서 가나안까지 자동차로 가면 고작 2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토록 가까운 거리를 가는 데 40년이나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173

화산신 야훼를 묘사한 현대의 작품.

야훼는 여호수아에게 가나안 정착촌을 함락할 때마다 남자, 여자, 아이들을 모조리 칼로 베어 죽이되 숫처녀만은 살려두라고 명령한다. 숫처녀들은 장차 이스라엘민족의 아이를 낳을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174

Note

  1. Eric McLuhan and Frank Zingrone, eds., The Essential McLuhan, 175.
  2. Tikva Frymer-Kensky, In the Wake of the Goddess, 158-59.
  3. Sigmund Freud, Moses and Monotheism,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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