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00년

짐승을 데려오고, 십자가를 가져오고, 불을 가져 오고, 고문도구를 가져오라. 나는 죽는 순간 육신에서 벗어날 것이다.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안식한다. 따라서 함께 싸우고 함께 씨름하고 함께 신음하자.

—오리게네스 Origen

초기 기독교의 순교자들은 대부분, 이후 교회에서 이단자로 분류되었다.

—폴 존슨 Paul Johnson

서양의 문명과 예절이 난폭한 오랑캐들의 말발굽에 잔인하게 짓밟히던 시기에도 기독교는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원리를 지켰다. 문자와 학문이 말살위기에 처했을 때도 기독교는 굳건히 횃불을 들었다. 하지만 기독교가 번성하면서, 일찍이 인간사회에는 존재하지 않던 기이한 일탈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바로 집단자살이다. —423

나는 모든 기독교도에게 이 글을 씁니다. 모든 이들에게 경고합니다. 나는 기꺼이 하느님을 위해 죽을 것입니다. 나를 막지 말아주십시오. 나에게 ‘불합리한 친절’ 따위는 베풀지 말아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내가 짐승에게 잡아먹힘으로써 하느님에게 이를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입니다. 야수의 이빨에 빻아져 그리스도의 순결한 빵이 될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내 몸에 불을 붙여주십시오. 십자가에 못 박아 주십시오. 야수와 맞서도록 해주십시오. 갈가리 찢기고 잘리고 뼈가 바스러지고, 사지가 토막나고, 온 육신이 으스러지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나는 오직 예수그리스도에게 이를 뿐입니다. —427

—이그나티우스Ignatius

나는 모든 기독교도에게 이 글을 씁니다. 모든 이들에게 경고합니다. 나는 기꺼이 하느님을 위해 죽을 세계역사에서 인류가 가장 행복하고 가장 번영을 누린 시대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누구든 주저 없이 네르바가 황제에 오른 96년부터 아우렐리우스황제가 죽는 180년까지라고 말할 것이다. 이 기간은 아마도 위대한 시민들의 행복실현이 정부의 유일한 목적이었던 역사상 전무후무한 시기일 것이다. —430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된 뒤 교회의 아버지들敎父은 우상파괴를 명령한다. 광신자들이 커다란 망치와 칼을 휘두르며 거리로 헤집고 다니면서 2000년 동안 축적되어온 고대문화를 대표하는 귀중한 조각상과 그림들을 모조리 파괴했다. 고대 아테네의 위대한 조각가 프락시텔레스, 파이디아스, 리시포스의 작품들이 이때 모두 파괴된다. 스핑크스의 코를 떼어내고 밀로의 비너스에서 두 팔을 잘라낸 이들도 기독교 광신도들이었을 것이다. —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