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름다운 문장이 주는 희열

Lesson of Part IV. Grace

Read over your compositions, and wherever you meet with a passage which you think is particularly fine, strike it out.

자신이 쓴 글을 읽어보라. 특별히 잘 썼다고 생각되는 문장을 만날 때마다 그것을 쳐내라.
— Samuel Johnson
아름다움의 원천: 균형과 대칭

우아한 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균형을 이루는 문장구조다. 문장의 다양한 항목들을 and, or, nor, but, yet 등을 활용해 등위연결을 하여 균형을 쉽게 만들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등위관계가 아닌 구나 절로도 균형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런 구문을 과도하게 남용하면 지나친 기교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신중하게 적절하게 사용하면 글의 핵심을 강조할 수도 있고, 민감하고 세련된 독자들에게 추론과정과 결론을 인상 깊게 각인시킬 수 있다.

  • 등위연결로 균형 잡기 coordinate balance
  • 등위항목이 아닌 요소 균형 잡기 nonacoordinate balance
깊은 여운을 남기는 클라이맥스 만들기

문장을 시작하는 방식은 명확성을 결정하고, 문장을 끝맺는 방식은 리듬과 우아함을 결정한다. 문장을 힘있게 끝맺어 독자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고자 할 때, 다음 다섯 가지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1. 무거운 단어 weighty words
  2. of +무거운 단어 of + weighty words
  3. 핵심단어 메아리 echoing salience
  4. 카이아즈무스 chiasmus
  5. 유예 suspension
문장의 미학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기법들이 한 문장 속에 모두 구사되어있다면, 이러한 문장구성은 저자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글은 그 속에 담긴 의미만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특별한 효과를 주고자 세심하게 설계한 것이다.

문장의 길이에 담긴 의미

글을 쓸 때 문장의 길이까지 계획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모든 문장이 15-6 단어가 되지 않을 만큼 너무 짧거나, 반대로 문장이 모두 길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노련한 작가는 문장의 길이를 활용하여 의미를 전달한다.

우아한 문장 vs 명확한 문장

이 레슨에서는 우아한 문장과 글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조언에 취해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우아한 문장이라고 해도 명확하지 않으면, 또 결속성이 떨어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여섯 가지 원칙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1. 이야기의 행위자를 문장의 주어로 삼아라. 주어로 삼은 행위자의 주요 행위를 문장의 동사로 삼아라.
  2. 독자들에게 익숙한 정보로 문장을 시작하고 독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낯선 정보로 문장을 끝내라.
  3. 개념적으로나 문법적으로 단순한 항목으로 문장을 시작하고 복잡한 개념이나 문법항목으로 문장을 끝내라.
  4. 짧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문장을 시작하고 길고 복잡한 정보는 문장 뒤쪽에 놓아라. 이 원리는 문장뿐만 아니라 문단, 섹션, 글 전체에도 적용된다.
  5. 문장의 화제를 밝히는 항목으로 문장을 시작하고 그에 대해 설명하거나 이야기하는 항목을 뒤에 놓아라.
  6. 특별하게 강조하고자 하는 단어나 표현으로 문장을 끝내라.

우아한 문장의 특징은 너무나 다양하고 미묘하여 간략하게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우아한 문장에는 보편적으로 세 가지 원칙이 작동한다. 서로 상충되는 원칙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1. 단순성: 행위자는 주어로, 행위는 동사로 놓는다.
  2. 복잡성: 구문과 의미와 소리와 리듬이 균형을 이룬다.
  3. 클라이맥스: 메시지의 초점이 강세자리에 놓여 발화의 목적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어떻게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문을 읽어보자.

The national unity of a free people depends upon a sufficiently even balance of political power to make it impracticable for the administration to be arbitrary and for the opposition to be revolutionary and irreconcilable. Where that balance no longer exists, democracy perishes. For unless all the citizens of a state are forced by circumstances to compromise, unless they feel that they can affect policy but that no one can wholly dominate it, unless by habit and necessity they have to give and take, freedom cannot be maintained.

자유로운 시민들의 국가적 통합은, 행정부는 독단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고 이에 반대하는 세력 역시 혁명적인 변화만 내세우며 비타협적으로 반대만 할 수 없는 정치권력의 상당한 균형 위에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균형이 깨지는 순간 민주주의는 멸망한다. 국가의 시민들이 어느 누구든 타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든 정책에 영향은 미칠 수 있어도 홀로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든 관습적으로든 필요에 의해서든 주고받지 않아도 상관없는 특권을 누린다면, 자유는 결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 Walter Lippmann 월터 립만

총 88개 단어로 된 이 문단에서 명사화된 표현은 5개에 불과하다. unity, necessity, freedom과 balance(2번)가 전부다. 문장의 주어는 대부분 짧다. 핵심적인 행위자들이 주어로 등장하고, 핵심적인 행위가 동사로 등장한다. 또한 문장 속 다양한 요소들이 소리, 리듬, 구조, 의미 측면에서 서로 호응하면서 절묘한 균형미를 자아낸다. 모든 문장의 강세자리가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구문과 절의 강세자리도 모두 살아있다.

이처럼 우아한 문장은 단순한 취향으로 우연하게 선택된 것이 아니다.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독자의 이해를 높이고자 끊임없이 글을 고치고 다듬고 고민한 저자의 노력의 결실이다. 이러한 글을 마주칠 때마다 우리는 희열을 느끼고 깊은 감명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