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도록 결혼생각이 없던 큰 삼촌이 멀리 배를 타고 나가 여신처럼 눈부신 여자와 결혼하여 돌아왔다. 수다스럽고 쌀쌀맞은 고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붉은 다락방에서 혼자 지내던 그녀는…
그때 마침 알리샤가 방으로 들어왔다. 처음 보는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 그때 문득 2년 전 이 집 정원에서 본 사악한 눈빛을 번뜩이는 매끈한 검은 뱀이 떠올랐다. 그 뱀한테 물릴 뻔했는데, 정원사 존이 잡아죽였다. 그 뱀한테 영혼이 있다면 그 영혼이 그 남자의 몸속에 들어있는 것이 분명하다 확신했다. 알리샤가 의자에 앉자 남자도 곁에 앉더니,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얼굴과 입술에 입맞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포옹을 거부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자연스럽게 몸을 더 밀착했다. 그들은 내가 처음 듣는 외국말로 떠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알리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더니 벌떡 일어나면서 애인을 밀쳐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크리스마스 때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공포이야기가 유행한 것은 산업혁명, 이민자의 유입, 범죄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이런 이야기에 등장하는 악당은 거의 예외없이 ‘우리’와 다른 ‘타자’들이다. 계급도 다르고 종교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인물들이다. 휴 몽트레소가 인도에서 데려온 외국인신부 알리샤 역시 생김새도 다르고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철저한 타자다. 알리샤는 거칠고, 행동이 이상하고, 눈동자에 불길이 타오른다. 결국 그녀는 ‘미친 여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진짜 다락방의 미친여자였을까?
The Red 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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