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론

이 책은 1936년 처음 출판되어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6,000만부 이상 판매된 자기계발서분야의 베스트셀러다. 영화배우를 꿈꾸던 데일 카네기는 1912년 성인들을 상대로 대중연설 강좌를 시작하였는데, 이 강좌가 큰 인기를 끌면서 그 강의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계속 팔리고 있다.


데일 카네기 Dale Carnegie

1888년 11월 24일 — 1955년 11월 1일

미국의 세일즈, 자기계발, 대인관계 강사.
“내가 바뀌면 남도 바뀐다”는 것이 그의 핵심주장이다.

미주리 시골에서 농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카네기는 어릴적부터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1908년 교육대학을 졸업한 뒤 비누, 베이컨 등을 판매하는 회사에서 놀라운 영업실적을 거둔다. 그 뒤 회사를 그만두고 배우가 되기 위해 뉴욕에 갔으나 실패한다. 그는 대중연설을 가르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1912년 처음 강좌를 개설한다. 1914년에는 매주 500달러(현재 가치로 대략 1,500만원)씩 벌어들일 정도로 대성공을 거둔다.

1922년 그는 자신의 성을 바꾼다. 원래 그의 성은 Carnegey였는데, 대중들이 자신의 이름을 더욱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의 성과 똑같이 Carnegie로 바꾼 것이다.

그는 또한 많은 책을 저술하였다. 그 중에서 1936년 출간한 《사람의 마음을 얻고 영향력을 미치는 법》은 큰 인기를 끌어 그가 죽을 때까지 31개 언어로 번역되어 50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우리 나라에는 《인간관계론》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많이 팔리고 있다. 데일카네기 인스티튜트를 수료한 사람은 그가 죽을 때까지 45만 명에 달했다.

1931년 첫 부인과 이혼하고 자신의 비서와 재혼하였다.

1955년 호지킨 림프종으로 사망하였다.


이 책이 아직까지 읽히는 이유

거의 90년이 지난 이 시점에, 더욱이 문화적 배경과 맥락이 다른 한국에서도 이 책이 계속 번역되어 팔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 책을 새롭게 번역하면서 나름대로 떠올려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고전이자 명작

《카네기 인간관계론》이라는 책 제목이 오랜 세월 회자되면서 ‘고전’이자 ‘명작’으로 대중에게 인식되었다. 해방 이후 1948년 《카네기 인간처세학》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국한문 혼용체로 번역된 이래 70년 이상 한국독자들에게 읽혀온 덕분에, 언젠가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고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2. 카네기 마케팅

저자 ‘카네기’를 한국독자들은 대부분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자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실제로 성을 바꾸었으며, 이러한 전략은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졌다.

3.단순한 목록화

자신의 주장을 일목요연하게 목록으로 간략하게 정리하여 보여준다. 사람들이 목록화된 정보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보로 인식한다는 것을 저자는 일찍이 간파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4. 다양한 사례제시

자신의 주장을 다양한 유명인물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이러한 사례는 자신의 주장이 타당할 뿐만 아니라 ‘입증된 진리’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5. 납득할 만한 주장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바람직한 주장을 한다. 처세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가치는 사실 뻔한 것들이다. 비난하지 말라, 칭찬하라, 경청하라, 열정을 자극하라 같은 조언은 100년이 지나도 200년이 지나도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유효할 것이다. 그동안 무수한 처세서들이 쏟아져나왔음에도 이런 조언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이 책을 우리가 다시 번역한 이유

이미 여러 번역본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이 책을 다시 번역하여 출간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처음 이 책을 번역한 것은 우리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라이스메이커라는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번역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번역을 하기 위해 원문을 찾고, 또 기존에 나와있는 몇몇 번역본을 검토하고 비교해보았다. 여러 번역가들이 참여하여 번역하고 교차검증을 하여 완성한 원고는 《인간관계론》이라는 이름의 또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라이스메이커는 기존 번역서들과 나름 차별화를 하기 위해 다소 원고내용을 축약하여 출간했다.

그런데 책을 출간한 뒤 몇 달 되지 않아 출판사가 파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모든 책이 절판되어버렸다. 우리가 어렵게 번역한 원고가 빛을 보지 못하고 썩게 된 것이 다. 하지만 단순히 아까운 원고를 책으로 펴내는 것만이 이 책을 다시 출간한 목적은 아니다.

우리는 이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기존 번역서들에서 몇 가지 명백한 한계를 발견했고, 다시 출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책이 기존 번역서와 다른 점을 몇 가지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우리 번역이 최고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독자로서 기존의 번역서들을 읽다 보면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을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는데, 자세히 읽어보면 그 내용이 어렵거나 심오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나친 번역투 문장과 어색한 표현들로 인해 제대로 읽히지 않기 때문이다.

2. 맥락과 배경지식을 제공한다

이 책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사례로 제시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례 중 상당부분은 독자들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1930년대 미국독자들이 갖추고 있는 배경지식과 2020년대 한국독자들이 갖추고 있는 배경지식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배경지식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한국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이미지와 함께 추가하였다. 이러한 정보들은 이 책을 좀더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3. 이해를 방해하는 정보를 삭제했다

예컨대 저자가 자신의 수업에서 수집한 사례를 소개할 때 그 출처를 언급하는데, 이런 정보는 대부분 삭제하였다. 예컨대 다음과 같이 번역이 달라졌다.

기존 번역

세무사 프레더릭 파슨스Frederick S. Parsons는 세무조사관과 한 시간도 넘게 언쟁을 했다.

개선된 번역

내 강의를 듣는 한 회계사는 세무조사관과 한 시간 넘게 언쟁을 했다고 한다.

물론, 사례를 인용하면서 그 출처를 명확하게 언급해주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다. 하지만 90년이나 지난 시점에, 더욱이 머나먼 한국에서 이런 정보를 곧이곧대로 옮길 필요가 있을까? 출처를 익명으로 처리함으로써 독자는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4. 제목을 일관성있게 통일하였다

원작의 섹션 제목은 다소 난잡하다. 목차만 보았을 때 이 책이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알기 힘들다. 섹션 제목을 원칙 목록으로 통일하였다. 또한 ‘기적을 낳은 편지들’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5부는 두 개의 섹션으로 나누었다.

5. 이미지로 정보를 제시한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이미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옛 선인들은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말했다. 또 20세기는 문자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이미지의 세기다. 많은 경우, 문자로만 배우는 것보다 이미지로 배울 때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고, 이미지로 배우는 것보다 5감으로 배울 때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6. 사실과 다르게 인용한 사례를 검증했다

맥락과 배경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을 조사하다보니,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다른 사실들을—의도치않게—많이 찾아냈다. 예컨대 이 책에는 앤드류 카네기가 철강을 독점공급하기 위해 에드가 톰슨을 새로운 제철소 이름으로 사용했다는 사례를 제시하는데, 이 제철소는 에드가 톰슨이 죽고 난 다음에 지어졌다. 또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예카테리나 2세를 모범사례로 드는데, 그녀는 황제에 즉위한 자신의 남편을 죽이고 자신이 황제에 올라선 인물로 행복한 부부와는 꽤 거리가 먼 인물이다.

물론 이러한 엉뚱한 사례인용을 이 책의 치명적인 오점이라고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책은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는 학술논문이 아니라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자기계발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류들은 오늘날 출간되는 자기계발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어쨌든 이 책에는 이러한 오류들까지 밝혀 놓았다. 자기계발서의 조언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톨스토이가 부인의 지나친 잔소리 때문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톨스토이의 삶을 보면 그렇게 단정하기 매우 어렵다. 톨스토이는 매우 방탕했을 뿐만 아니라 지독하게 가부장적인 사람이었다. 수시로 도박으로 엄청난 재산을 날리기도 하고 온갖 여자들과 끊임없이 바람을 피웠다. 사생아도 여럿 있었다. 소피아는 유모도 없이 13명의 아이를 낳고 키웠을 뿐만 아니라, 남편의 글을 읽고 교정하는 작업까지 맡아서 했다. 노년이 되어 이제 겨우 삶이 편안해질 때쯤, 톨스토이가 젊은 시절 지은 죄를 씻겠다면서 그동안 모은 재산을 모두 기부해버리겠다는 둥, 집을 나가겠다는 둥, 온갖 기행을 일삼기 시작한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 아내의 잔소리가 심해졌을 것은 분명하다.

고전이라는 신화

이 책은 그 어떤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는 것보다 훨씬 깊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지금 단순히 번역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데일 카네기의 원서를 읽은 미국인들보다 여러분은 이 책의 내용을 더 깊이, 더 정확하게 이해한 것이다.


최진영
채재용
노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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