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어머니대지 vs 아버지하늘

농경의 시작

불안은 자신이 처한 조건의 진실을 깨달았을 때 찾아온다.

자의식을 지닌 동물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무서운 괴물에 가까울까?

우스꽝스러운 삐에로에 가까울까?

자신이 벌레의 먹잇감이 되어 사라지고 말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

그것은 공포다. 무無에서 태어나, 이름을 달고, 자의식을 갖고,

깊은 내면의 감정을 느끼고,

삶과 자기표현에 대한 고통스런 내적 갈망을 품고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안고서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니스트 베커 Ernest Becker

두려움은 모든 신의 어머니다. 무엇보다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루크레티우스 Lucretius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동시에 미래로 뻗어나가는 시간이라는 선형적 관념을 인지하게 되면서, 인간은 두 가지 심오한 통찰을 얻는다. 하나는 죽음에 관한 것이고, 하나는 섹스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게 되면서, 인간은 누구나 제한된 시간을 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물은 죽음을 남에게 일어나는 사건으로 목격한다. 개는 주인이 죽으면 슬퍼할 수 있지만, 자신도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확률은 낮다. -59

세계 각지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여신 조각상들

농경은 남자의 살육본능을 억누르고 밭을 갈도록 길들여나갔다. 손에 굳은살이 박힐수록 남자들은 온순해졌다. 기원전 7000-4000년 사이 농경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폭력은 계속 줄어들었다… 비옥한 계곡의 저지대에서 농사를 짓는 정착촌들은 대부분 방어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는 외부의 공격을 걱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당시 여자들은 대개 남자보다 더 좋은 장소에 묻혔다. 소수가 다수를 지배했다는 증거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이들 유적에서는 어김없이 여신조각상이 발견된다. – 67

크노소스 왕궁에 그려진 벽화: 미노아의 궁녀들

크노소스궁전은 미노아문명의 여성적 특성을 보여주는 밝은 벽화로만 장식되어있다. 그리스신화에서 미노스왕은 자신이 지배하는 식민지에 건강한 젊은이들을 공물로 바치라고 요구했다. 고대국가의 형성이 가부장제를 초래했다면 농경문화를 배경으로 성립된 수많은 고대국가들이 여전히 여신을 섬기면서 어떻게 노예제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 또 역사기록이 시작된 이후에는 그런 국가들이 왜 대부분 소멸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72

미노아의 공주를 시중드는 흑인 노예들

미노아/미노스 문명

Minoan/Minos civilization

비옥한 초승달 문명이 지중해 넘어 전파되어 크레타섬 크노소스에서 성립된 유럽 최초의 문명이다. 미노스왕King Minos 전설과 연관되어 있어 미노스문명이라고도 한다. 기원전 2700년부터 기원전 1100년까지 유지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청동기 기반 문명이었다. 티라Thera화산 폭발로 인해 멸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Note

  1. Erneest Becker, The Denial of Death, 87.
  2. Lucretius, On the Nature of Things, 235.
  3. Roberto Calasso, The Marriage of Cadmus and Harmony, 311.
  4. Anne Baring and Jules Cashford, The Myth of the Goddess: Evolution of an Image, 6.
  5. Ibid., 39.
  6. Joseph Campbell, The Way of the Animal Powers, 73.
  7. Mircea Eliade, A History of Religious Ideas, 1:40-41.
  8. Anne Baring and Jules Cashford, 55.
  9. Riane Eisler, The Chalice and the Blade, 17-18.
  10. Anne Baring and Jules Cashford, 56.
  11. James Mellaart, Excavation at Hacilar, 249.
  12. Interview of Professor Jean-Phillipe Rigand, National Geographic, 448.
  13. Elinor W. Gadon, The Once and Future Goddess, 213.
  14. Marija Gimbutas, The Language of the Goddess,
  15. Claude Levi-Strauss, The Elementary Structures of Kinship, 115.
  16. Sherry B. Ortner, “Is Female to Male as Nature Is to Culture”, 67-88.

워드프레스닷컴에서 웹사이트 또는 블로그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