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두 권을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만든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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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배출한 편집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 데이비드 에버쇼프 인터뷰

데이비드 에버쇼프는 2013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 에버쇼프는 같은 해에 퓰리처 수상작 두 권을 배출해 1류 편집자 반열에 오르며 출판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업적을 이룩했다. 적어도 출판역사에 자신의 발자취는 남겼다. 그가 편집한 책 애덤 존슨의 [The Orphan Master’s Son 고아원 원장의 아들]과 프레드릭 로게벌의 [Embers of War 전쟁의 불씨]가 픽션과 역사 부문에서 각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5월 말에는 랜덤하우스에서 프리랜서 편집자(editor at large)라는 직함을 벗고 부사장 겸 주필로 파격적인 승진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영광은 편집자인 그가 직접 쓴 소설 [The 19th Wife 19번째 아내]가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면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으며, 2008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이제 인기작을 넘어 그의 최고 성공작이 되었다.

에버쇼프는 브라운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대학에서 예술학 석사학위(MFA)를 받으며 처음으로 작가가 된 자신을 머릿속에 그렸다. 하지만 그는 직장에 다니지 않고 글만 쓴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브로드웨이 랜덤하우스 본사에 있는 작지만 잘 꾸며진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에버쇼프는 자신은 절대 전업 작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거라고 고백했다.


나는 하루 여덟 시간씩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는 못 됩니다. 시간이 많을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는 그런 작가죠.

그는 자신의 이런 성향을 고려해 출판계에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출판일 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미 서부해안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에버쇼프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5년 뉴욕으로 건너가 랜덤하우스에 인턴십 자리를 얻었다. 그는 유명한 베스트셀러 제조기이자 당시 랜덤하우스 세일즈마케팅 부장이던 브루스 해리스 밑에서 일하면서 출판 업무를 단기에 집중적으로 배웠다.

나는 브루스 해리스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어요. 그는 내게 세일즈마케팅 업무를 알려주고 수많은 인맥을 소개해주었죠.

1년 후 에버쇼프는 랜덤하우스 임프린트 모던 라이브러리의 마케팅부서에 정직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순수문학과 논픽션에 열정이 많았던 그는 고전작품을 개정해 재발간하는 부서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 (이후 에버쇼프는 편집 일을 시작하면서 순수문학과 논픽션 분야의 전문 편집인이 되었다.)

1998년, 그런 에버쇼프에게 여러 새로운 길이 열렸다. 그는 모던 라이브러리에서 출판 총 책임자(publishing director)에 오르자 자신의 관심분야였던 고전 담당 부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페이퍼북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그는 고전작품을 좀 더 저렴한 문고본이나 보급판 형태로 재발간하는 페이퍼북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며 기성 문학작가는 물론 떠오르는 신진작가의 책도 새롭게 소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에버쇼프는 자신이 모던 라이브러리를 이끌었던 7년 동안 이 부서에서 페이퍼북으로 발간한 책이 400여권 정도라고 말했다.

그해 에버쇼프는 랜덤하우스에서 일거리를 받아 편집일을 시작했다. 그가 편집자로서 처음 맡았던 큰 일감은 랜덤하우스의 세계문학 장르 전문 임프린트 엥커북스의 사령탑이었던 제이슨 엡스타인에게 받은 것으로, 제인 야콥스의 [The Nature of Economies 경제의 본질]을 편집하는 일이었다.

에버쇼프는 편집자로서 일거리가 늘어나면서 소설가로서 경력에도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편집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1998년 그는 자신의 첫 책인[The Danish Girl 덴마크 여인]을 펭귄에 팔았다. 이후 몇 년간은 집필과 모던 라이브러리 업무를 계속 병행하면서 간간이 편집일을 맡아 했다. 그러다 [19번째 아내]의 초고작업을 진행하던 2005년 무렵, 모던 라이브러리 총 책임자에서 물러나 랜덤하우스로 자리를 옮겨 자유로운 일정관리가 가능한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하면서 소설 집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닐슨북스캔의 집계에 따르면 랜덤하우스에서 펴낸 [19번째 아내]는 양장본이 5만 부 남짓, 보급판(trade paper)이 30만 부 넘게 팔려나갔다. 한편, 에버쇼프는 모던 라이브러리에서 일할 당시에 젊은 소설가들과 맺어온 인맥을 바탕으로 편집 경력도 꾸준히 쌓아나갔다. 그는 많은 책을 성공시킨 편집자로서 어느 한 작품을 거론하는 것을 꺼렸지만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작품은 데이비드 미첼의[클라우드 아틀라스]라고 털어놓았다. 2004년에 출간된 이 소설의 원고를 받는 순간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할 책”이라는 사실을 이미 직감했다고 에버쇼프는 밝혔다. 당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데이비드 미첼의 경우 그에 맞는 독자층을 찾아낸 것이 비결이었지만 그의 소설은 고국인 영국에서 훨씬 더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닐슨 북스캔에 따르면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미국에서 양장본과 보급판을 합쳐 총 50십만 부 가까이 팔렸고 2012년에는 각색을 거쳐 같은 이름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에버쇼프는 게리 슈테인카르트, 테주 콜, 애덤 존슨처럼 평단의 인정을 받은 문학작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신은 편집자로서 “자신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내는 작가, 세상을 들썩일 만한 문학성 있는 픽션, 독창적인 사고로 예측할 수 없는 작품을 쓰는 작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쇼프는 현재 새로운 소설을 집필 중이지만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대신, 앞으로 자신의 편집목록에 오를 책들을 소개하며 가을 이후에 출간될 기대작 몇 권을 추천했다. 7월 23일 출간 예정인 데이비드 길버트의 [And Sons 그리고 아들들]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소설은 미국북엑스포(BEA)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어 초판인쇄 2만 부가 예정되어 있다. 에버쇼프에 따르면 이 책은 그가 15개월 전 [The Orphan Master’s Son 고아원 원장의 아들]을 사들인 후 처음으로 계약을 성사시킨 소설이다. 내년 1월에는 게리 슈테인카르트의 첫 회고록 [From the Diaries of Pussy Cake 얼간이의 일기에서]가 나올 예정이다. 더불어 에버쇼프가 편집자로서 자신의 차기 성공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제니퍼 드보아의 두 번째 소설 [Cartwheel 카트휠]은 10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제니퍼 드보아는 데뷔작 [A Partial History of Lost Causes 잃어버린 대의의 단편적 역사]로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 차기작 [카트휠]로 더 많은 독자층을 확보할 것이라고 에버쇼프는 자부한다. 이 책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거주하는 미국인 교환학생이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한 번쯤 들어본 듯한 뻔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진지하게 풀어내고 있다. 내용도 훌륭하고 한 번 손에 잡으면 절대 놓을 수 없는 그런 책이다.

  1. 브루스 해리스Bruce Harris: 베스트셀러 제조기로 유명한 편집자로 랜덤하우스와 워크맨 북스 등을 거쳐 최근에는 ‘브루스해리스북스(BHB)’라는 출판사를 차려3년간 꾸준히 베스트셀러를 출간하고 있다.
  2. 모던 라이브러리 Modern Library: 1917년에 설립돼 1920년대 메이저 출판사로 이름을 날리다가 1927년 관심이 있는 책을 ‘랜덤’으로 발간하는 자회사인 랜덤하우스를 세운다. 여러 책을 흥행시킨 랜덤하우스가 대규모 출판사로 성장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모던 라이브러리는 랜덤하우스의 임프린트(자회사)가 된다.

이 글의 원문: http://www.publishersweekly.com/pw/by-topic/industry-news/publisher-news/article/57729-david-ebershoff-it-s-not-just-about-the-pulitzers.html

7기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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