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한 스타일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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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문체’라고 번역되는 스타일style은 글쓰기에서 ‘화장’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장이 시대마다 문화마다 유행하는 형식이 달라지듯이, 스타일도 한시적인 취향을 반영하여 달라집니다. 물론 어떤 스타일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저자가 추구하는 글쓰기의 목적과 독자대중의 취향이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하는 지점에서 결정됩니다. 제가 추구하는 글쓰기의 목적은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겨레신문사에서 출판한 한효석의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는 한국어 작문 스타일을 아주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이 책에서 말하는 스타일 규칙을 바탕으로 제가 번역을 하면서 습득한 (또는 추구하는) 스타일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 규칙들은 책에 나오는 내용과 100퍼센트 일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실은, 이런 스타일규칙들이 글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절대 글을 잘 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속된 말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냐’하는 화장에 적용되는 법칙은 스타일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정확한 어휘선택, 명확한 문장구성, 물흐르는 듯한 텍스트일관성이 먼저 단단하게 다져진 글에서 스타일도 빛이 납니다.

<단어>

1. 홀로 써서는 안 되는 말

  • 보다 안정된 사회로 가야 한다. → 더
  • 뿐만 아니라 더 심각한 일도 많다. → 그 뿐만 아니라
  •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 → 제 나름대로
  • 때문에 사람들이 열심히 산다. → 그것 때문에
  • 마찬가지로 나도 기분이 좋았어. → 너와 마찬가지로

2. 지시어 줄이기

  • 그것은 후자보다 더 인정받는다. / 그런 경우에 놓인다면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어떤 것을 가리키는지 되돌아 가 찾아야 하기때문에 글읽는 속도가 떨어진다.
  • 그는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 우리말에서는 she, he에 잘 쓰이지 않는다.(이 사람, 이 분, 이 어른, 이 양반, ….사나이, 서방님, 아가씨, 학생, 할머니…’와 같이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바꾼다.)
  • 한국의 조선 산업이 일본의 그것에 비해 경쟁력이 강하다. → 번역체
  • 공자, 그는 인류의 스승이었다. → 공자는 인류의 스승이었다.
  • 생수는 특별한 행사 때나 쓰는 그런 물이었다. → 삭제
  • 기념할 만한 업적도 있었다. 92년 평양방문이 그것이었다. → 영어식 명사문, 우리말의 ‘서술성’을 죽인다.

3. 말버릇 글로 쓰지 않기

  • 이런 사실은 뭐랄까, 이해하기 힘들다.
  • 어쩔 때는 어려움을 피하려고
  • 내일까지 지켜봐야만이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다.
  • 부정부패가 아직도 근절이 되지 않았다.
  • 아이한테 → 아이에게 (한테는 입말체이니 특별한 상황일 경우에만 사용할 것)

4. 복수접미사 ‘-들’ 바로 쓰기

  • 가게이 늘어서 있다.→ 늘어서 있다고 했으므로 가게가 여러개임을 짐작할 수 있다.
  • 사랑, 행복 은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목표다. → 비슷한 종류가 더 있다는 ‘많은’이라는 단어가 있으므로 ‘사람들’에서 ‘들’을 생략해도 된다.
  • 김수용 작품에는 비판정신이 담겨 있다. → 들 삭제

5. 숫자 쓰기

  • 시간표기: 6월 10일 11시 30분.*
  • 6사람이 4알씩 먹으면 → 여섯 사람이 네 알씩 먹으면 (적은 소리가 우리말로 읽힐 경우는 소리로 표기: 육사람이 사알씩이라고 읽지 않기 때문에 읽는 속도가 떨어진다.)
  • 한 잔의 커피, 하나의 민족. → 번역체, 우리말에서는 말하는 대상부터 알려주고 갯수를 센다. (커피를->한잔->마실래). 숫자를 일부러 앞에 놓는 경우는 “오직, 겨우” 같은 부사밖에 없다.
  • 123,456,789원 → 1억2,345만6,789원 (만단위를 한글로 집어 넣어주고 그 사이는 천진법으로 숫자를 넣어 준다. 읽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짐.)

6. ‘의’ 없애기

  • 납세의 의무를 → 납세의무를/납세라는 의무를
  • 언어의 순화의 방향의 설정 → 언어순화를 위한 방향설정
  • 시민의 권리를 무시하는 → 시민이 지닌 권리를 무시하는

7. 조사(토씨) 바로 쓰기

  • 지역감정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 지역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번역체)
  • 도덕적인 면에 있어서 남보다 → 도덕적인 면에서 남보다. (~에 있어서 최대한 쓰지 말 것.)
  • 약사에게 상담하세요 → 약사와 상담하세요. (조사 의미 정확히 쓸 것)
  • 학생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 학생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스스로, 서로 등은 부사로만 쓴다. 조사 붙이지 말 것)

8. ‘을/를’ 바로 쓰기

  • 사고차량을 견인을 시작했습니다. → 사고난 차량을 견인하기 시작했습니다.
  • 외부차량진입을 금지합니다. → 외부차는 진입하지 마십시오.

9. 외래어 적기

  • 외래어는 외래어표기법을 따르되 표기법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은 그나라에서 발음하는 것을 그대로 표기한다.
  • 일본/중국의 인명/지명도 발음대로 표기한다. 동경 → 도쿄 / 북경 → 베이징 / 풍신수길 →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 이렇게 필요할 때는 원문(중국글자)붙임. 익숙한 옛날 사람들은 기존 표기대로.

15. 시제를 편하게 쓰기

  • 그 집에 갔었을 때 → 그 집에 갔을 때
  • 아파트를 건설 중에 있다. →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다. / 아파트를 짓는 중이다.
  • 퇴근만 하면 집에 돌아오곤 했다. → 퇴근만 하면 늘 집에 돌아왔다. (~하곤 했다: 번역체)
  • 죽어 있는 개를 보며 → 죽은 개를 보며

17. 이름/용어 줄여 쓰기

  •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IAEA사찰팀은~. : 기업이나 국제기구 약자는 영어(우리말)로 쓰고 이후 계속 영어로 씀.*
  • 불란서, 서반아 와 같은 말 중국글자식 표기 쓰지 말 것. → (프랑스, 스페인)

18. 어휘. 용어를 정확히 쓰기

  • 10킬로미터, 10킬로그람 → 10km, 10kg (이 책의 특성상 영어기호로 표기)
  • 예뻐서 갖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 예뻐서 갖고 싶다고 말한다.

19. 쉬운 말로 쓰기

  • 언급을 회피했다. → 말하려 하지 않았다.
  • 해방감을 음미할 기회가 전무했다. → 해방감을 맛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 시행착오를 반복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 같은 잘못을 거듭할 것이 뻔하다.
  • 정체성에 민감한 세대로 자아성찰이 강하다. → 자신의 세계에 눈뜨는 세대로, 자신을 꾸준히 확인한다.
  • 내각개편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 내각을 개편할 때 바뀔 수 있다.
  • 습관적으로 쓰는 한자어(중국글자말) 풀 수 있는 것은 모두 풀어서 쓰세요!

20. 띄어쓰기 규정

21. 구별해야 할 말

22. 틀리기 쉬운 말

23. 바꾸어 써야 할 말

  • 가가호호 → 집집마다
  • 가공할 → 무서운
  • 명도하다 → 넘겨주다
  • 공여하다 → 제공하다
  • 3년 내지 4년 쯤 → 3년에서 4년 쯤 (“내지” 일본말)
  • 습관적으로 쓰는 한자어(중국글자말) 풀 수 있는 것은 모두 풀어서 쓰세요!

<문장>

1. 문장을 짧게 쓰기

  • 한 문장에 30자, 길면 60자 이상 넘지 않도록 끊을 것.
  • One Topic One Sentence

2. 문장 끝을 짧게 하기

  •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 축복이다.
  • 선언에 다름 아니다. → 선언이다. (“다름 아니다” 일본말)

3. 수식어를 피수식어 가까이 붙여 놓기

  • 자동커피판매기 → 커피자동판매기
  • 최근 법원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관련이 깊다. → 법원의 보수적인 최근 분위기와 관련이 깊다.

5. ‘것’ 줄이기

  • 억제할 것이 아니라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 억제하지 말고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야 합리적이다.
  • ‘것’이 문장에서 하나 이상 나오지 않도록! (병렬요소 제외)

6. 명사문 줄이기

  • 한국 제약회사들의 운명이 앞으로 4~5년 안에 결정될 처지다. 신물질을 만들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외국 제약회사의 도매상 노릇을 할 것인가의 기로다. → 한국 제약회사들은 앞으로 4~5년 안에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신물질을 만들지 못하면 외국 제약회사의 도매상 노릇을 해야 한다.
  • “명사+이다.”는 영어식 문장. → 우리말은 서술어 중심: 우리말의 서술성을 살릴 것.

7. 주어. 목적어. 서술어 호응시키기

  • 휘발유 값이 또 내렸다. → 휘발유 값이 또 떨어졌다.
  • 호응은 모두들 잘 아시죠?

8. 주어. 목적어를 서술어 가까이 붙여 놓기

  • 그는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 배가 고프다고 그는 말했다.
  • 회사의 명예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지키겠습니다. →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회사의 명예를 지키겠습니다.

9. 어휘를 겹치지 않게 쓰기

  • 원고를 투고해 주세요. → 원고를 보내 주세요. (투고: 원고를 보내다.)
  • 대략 절반쯤 → 대략 절반/ 절반쯤

12. 번역체 문장 버리기

  • 나는 아이 셋을 갖고 있다. → 내게는 아이가 셋이 있다. (설마 이렇게 번역하시는 분은 없겠죠?)
  • 진지하고도 솔직한 설명이 있었다. → 진지하고도 솔직하게 설명했다.
  • 우리 회사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 →  우리 회사는 서울에 있다.

13. 문장에서 주체 세우기

  • 대통령은 외무장관에게서 방미결과를 보고 받았다. → 외무장관이 대통령에게 방미결과를 보고했다.
  • 거센 바람이 집을 흔들었다. → 거센 바람에 집이 흔들렸다.
  • 이 꼬마가 사람들에 의해 천재로 불린다. → 사람은 이 꼬마를 천재라고 부른다.
  • 이 모두 번역체(영어식 표현)입니다.

15. 서술성 살리기

  • 신물질 추출은 3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화학적 합성에 의한 것, 천연물질로부터의 추출, 미생물에 의한 창출이 그것이다. → 신물질은 크게 세 방법으로 만든다. 화학적으로 합성하거나 천연물질에서 뽑아내가거나 미생물을 활용한다. (앞에 것은 영어식 표현)

16. 관형절 줄이기

  • 많은 사랑이 남았다. → 사랑이 많이 남았다.
  • 그 일에 대한 진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 그 일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해야 한다.

17. 명사절 없애기

  • 불법 건물임이 밝혀졌다. → 불법 건물로 밝혀졌다.
  • 증거를 찾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 가격이 오름에도 불구하고 잘 팔렸다. → 가격이 올라도 잘 팔렸다.
  •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한다. → 대학에 가려고 공부한다.

“간략한 스타일가이드”에 대한 2 댓글

  1. 보이지 않는 오역찾기 - Crescendo 아바타

    […] 분석해보면 대개 “텍스트차원의 오역”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올바른 한국어 표현가이드와 같은 미시적인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결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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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보이지 않는 오역찾기 – Crescendo X Concerto 아바타

    […] 분석해보면 대개 “텍스트차원의 오역”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올바른 한국어 표현가이드와 같은 미시적인 요소들도 중요하지만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결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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