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코노미에서 커즈와일과의 인터뷰: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량을 극대화하다
Adrienne Burke 2012년 12월 5일
신디사이저나 디지털피아노에 관심이 있다면 ‘커즈와일’이라는 이름은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커즈와일이라는 이름은 디지털키보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첨단장비나 기술에도 붙어있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가능하게 한 가장 기초적인 토대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OCR(광학문자인식: 문서를 스캔하여 텍스트를 읽어들이는 기술), TTS(텍스트음성변환: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어주는 기술), Speech Recognition(음성인식: 우리가 발음하는 소리를 알아듣고 그것을 텍스트로 전환하는 기술) 모두 커즈와일이 결정적으로 기여한 발명품이다. 그는 또한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 인간과 컴퓨터가 하나가 되는 미래를 예언함으로써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미래학자가 되었다. 그 후속작 [마음의 탄생]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현 시점까지 가장 진보된 이론을 내놓는다.
2012년 세계적인 기술컨퍼런스 테코노미Technonomy는 커즈와일을 초대하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소프트웨어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속도, 뇌의 작동방식, 클라우드에서 작동하는 뇌의 의미, IBM의 인공지능 왓슨의 미래, 인간의 많은 일을 컴퓨터가 수행할 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었다. 테코노미의 CEO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이 직접 인터뷰했다.
나는 ‘생각’에 대해 지난 50년 동안 생각해왔습니다. 수년 내에 우리는 생각의 많은 부분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게 될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할 때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한 IBM 컴퓨터 왓슨에 접속해서 물어볼 수 있다는 말이죠?”
네. 맞습니다. 사람들은 왓슨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폄하하기만 했을 뿐이죠. 하지만 왓슨은 순식간에 위키피디아를 비롯한 백과사전 2억 페이지를 읽고 답을 찾아냈습니다. 제퍼디의 최고 우승자들의 점수를 합한 것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죠.
우리가 접속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5년 전 미국의 대통령보다 아프리카에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가 훨씬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결국은 “인간의 가장 높은 지적 수준”에서 작동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컴퓨터가 방대한 의학적 데이터를 습득하고 의술을 행할 수 있게 된다면 의사 같은 전문직종은 사라지고 말까?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에 몇 번 타다보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것이 훨씬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 지능은 머지않아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내 생각에 우리가 상상하는 컴퓨터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기술과 통합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그런 일은 일어나고 있죠. 이런 도구를 사용하여 우리는 우리자신의 지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뇌의 힘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마음의 탄생]에서 인간의 신피질이 모두 하나의 알고리즘 위에서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신피질을 구성하는 패턴인식기는 총 3억 개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신피질에서만 계층적인 사고가 가능하며 또한 신피질은 포유류에게만 있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다른 인간과 관계맺기, 그들을 이해하기, 유쾌하게 즐기기, 욕망을 자극하고, 사랑하는 마음 표현하기 같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인간의 지능의 부차적인 자질이 아니라, 인간의 지능의 가장 진보한 최첨단 능력입니다.
컴퓨터는 아직 이러한 인간의 지능을 복제할 수 없다.
우리는 이제서야 우리 뇌 안에서 신경망이 연결되고 활성화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죠. 인간의 뇌를 이해하기 위한 프로젝트는 너무나 원대하고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더 나은 통찰과 뇌를 치료할 수 있는 더 나은 기술을 바탕으로, 뇌를 치료하고 파킨슨병처럼 뇌의 연결망을 고칠 수 있다.
- 더 나은 기계, 더 좋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형을 제공한다. 인공지능 개발에서 중요한 기술은 인간의 뇌가 사용하는 수학적 기법과 유사하다. 뇌가 지적인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이해할수록 더 지적인 기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결국 “예술이든 과학이든 궁극의 목적”이라고 커즈와일은 말한다.
낙관주의자인지 비관주의자인지 묻자 커즈와일은 기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낙관과 기술의 바람직한 진보에 대한 낙관을 먼저 구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낙관주의자”라고 그는 말한다. 어쨌든 그는 “특이점”이 다른 이들보다 훨씬 빨리 올 것이라 예언한다.
기술의 바람직한 진보에 대해서도 커즈와일은 낙관한다고 말한다. 물론, 기술이 잠재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면밀하게 기술한 적도 있다.
우리는 질병을 물리치기 위한 생리활동을 프로그래밍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똑같은 작업으로 생화학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적대적으로 묘사된 영화가 많은데, 그건 전혀 잘못된 상상이 아닙니다. 당신보다 지능이 뛰어난 개체가 당신을 파괴하려 한다면 그건 분명 좋은 일은 아니겠죠.
기술의 악용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공지능은 소수의 불안정한 실험실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모든 역량을 높여줍니다. 미래에 우리가 소중히 간직할 가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지금 실현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겠지만, 그게 역사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10기 구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