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책임인가? 누구의 공인가? : 논리적으로 따지는 5가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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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강변공원에 나들이를 갔다. 선생들은 아이들이 흩어지지 않게 줄을 잡고 다니도록 했는데, 선생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에 한 아이가 물에 빠지면서 아이들 모두 물에 빠지고 말았다. 이때 마침 곁에 지나가던 사람이 곧바로 강물에 뛰어들어 아이들을 건져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기에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사건의 책임이 어디 있느냐 하는 문제를 따질 때는 의견이 달라진다.

[icon name=”user-edit” prefix=”fas fa-2x”] 언론

곁에서 아이들을 돌볼 의무를 소홀히 한 선생들의 잘못이다.

[icon name=”user-secret” prefix=”fas fa-2x”] 아이들의 부모들이 고용한 변호사들

선생들의 책임을 묻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강가에 안전난간을 세우지 않은 공원관리공단의 잘못이다.

아이를 구한 공로가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문제에서도 주장이 엇갈린다.

[icon name=”user-tie” prefix=”fas fa-2x”] 시장 (그리고 언론)

아이들을 물에서 구한 용감한 시민의 공이다.

[icon name=”hand-holding-medical” prefix=”fas fa-2x”] 적십자

아이들을 구한 사람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응급구조훈련코스를 수료했기 때문에, 적십자 응급구조훈련코스의 공을 더 강조한다.

[icon name=”user-graduate” prefix=”fas fa-2x”] 한 심리학자

아이들을 구한 것은 무기력한 이들을 도와주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에서 우러나온 것인데, 이러한 본능을 문화적으로 훈련하고 강화한 것은 오늘날 TV와 영화의 덕이다.

여기서 첫 번째 주장은 우리 대부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세 번째 주장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icon name=”user-secret” prefix=”fas fa-2x”] 아이들의 부모들이 고용한 변호사들

변호사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피고에게서 최대한 더 많은 보상금을 뜯어내는 것이다. 유치원선생들보다 돈이 많은 소송상대를 찾아야 한다. 이 문제는 바로 ‘난간이 없다는 사실’이 해결해주었다. 강가에 난간을 세우지 않은 시립공원관리공단의 책임이다.

[icon name=”hand-holding-medical” prefix=”fas fa-2x”] 적십자

적십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응급구호훈련코스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구한 사람이 자신들의 훈련코스를 수강하지 않았다면 물에 뛰어들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훈련코스에 공이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 사건의 명백한 원인은 이밖에도 많이 찾을 수 있다.

[icon name=”child” prefix=”fas fa-2x”] 아이들

끈을 놓아서 물에 빠진 것은 아이들 자신이다.

[icon name=”users” prefix=”fas fa-2x”] 아이들의 부모들

그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낸 것은 부모들이다.

[icon name=”life-ring” prefix=”fas fa-2x”] 로프를 던져준 사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행인이 물에 뛰어들었을 때, 로프를 던져 아이들을 강가로 끌어올려준 사람이 있다.

[icon name=”grav” prefix=”fab fa-2x”] 중력

무엇보다도 ‘중력’이 없었다면, 어느 누구도 물에 빠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원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책임을 묻기 위한 다섯 가지 기준

관여한 사람들의 마음상태는 어떠했는가?

  • 행위의 고의성: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결과로 이어진 행동을 그 사람이 ‘의도적으로’ 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는가?
  • 예측가능성: 그 사람이 행동의 결과, 즉 그로 인한 혜택과 위험을 모두 ‘예측’할 수 있었는가?
  • 동기의 순수성: 그 사람의 ‘동기’는 순수했는가, 아니면 미심쩍었는가?

외부환경이 그들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 일반성/예외성: 비슷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보통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가?
  • 난이도: 상황이 그러한 행동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는가, 아니면 부추겼는가?

이 다섯 가지 기준에 맞춰 공과를 따져보자.

[icon name=”child” prefix=”fas fa-2x”] 아이들은 자신들이 로프를 놓으면 어떻게 되는지 예상하지 못한다. 사고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아이들을 비난할 수 없다.

[icon name=”users” prefix=”fas fa-2x”] 부모들은 일반적으로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선생들이 아이를 잘 돌봐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부모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할 수 없다.

[icon name=”user-check” prefix=”fas fa-2x”] 선생들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한눈을 팔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예상할 수 있으며, 또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한눈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도 아니었다. 당연히 선생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icon name=”building” prefix=”fas fa-2x”] 공원관리공단은 강가에 난간을 세우지 않으면 어떤 위험이 생길지 예상할 수 있으며, 또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난간을 세우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상황도 없었다. 공원관리공단의 책임을 충분히 물을 수 있다.

[icon name=”swimmer” prefix=”fas fa-2x”] 강물에 뛰어들어 아이들을 구한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반면, 자신에게 위험이 된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또한 그런 행동을 해야만 하는 어떤 외부적인 압박은 전혀 없었다. 또한 그런 상황에서 물에 자발적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충분히 칭송을 받을 자격이 있다.

[icon name=”hand-holding-medical” prefix=”fas fa-2x”] 적십자는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응급구호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는 또한 다른 기관에서는 하지 않는 일이다. 적십자 역시 자신들의 공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icon name=”user-graduate” prefix=”fas fa-2x”] 심리학자는 아이들을 구한 행동이 의식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충동적 선택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심리학자는 이 문제를 공과를 따지는 실용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사람들을 충동적으로 행동하도록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개념문제로 바라본다.

이 글은 논증의 탄생과 스타일레슨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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