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의 음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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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용

상류층 도시남자와 결혼에 성공한 실비아는 남편을 자기만 바라보는 남자로 만들기 위해 외딴 시골 숲속으로 이주한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남편은 숲속생활에 잘 적응한다. 어느날, 너무나 완벽하게 변신한 남편이 오히려 의심스럽게 여겨진 실비아는 남편의 뒤를 쫓기 시작하는데…

실비아는 농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건초를 쌓아 놓은 마당을 지나서 외양간을 지나 길고 텅 빈 벽을 따라 걷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귀에 이상한 소리가 꽂혔다. 깜짝 놀랐다. 활기 차면서도 괴이한 남자아이의 웃음소리가 메아리 치듯 들렸다. 이곳에 남자아이는 농장에서 일하는 촌뜨기 얀이 유일했는데, 희끗한 머리털에 시들한 표정의 얀은 농가에서 멀리 내려다보이는 비탈진 감자밭 중턱에서 김을 매고 있었다. 그녀가 농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며 조롱하는 듯 웃음소리를 낸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사키의 특기라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언어사용, 정밀한 묘사,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이 작품에서도 빛난다. 야생원시림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미묘한 전조들을 하나씩 쌓아가면서 독자들에게 공포를 선사한다. 어디서 들리는지 알 수 없는 소년의 모호한 웃음소리, 음습한 외딴 헛간과 축사의 모습, 숲속에서 조우한 판의 제단, 가축들의 동요, 어디선가 누군가 노려보고 있는 듯한 느낌, 야성의 팬플룻 소리에 이리저리 배회하는 유순하던 숫양, 사냥개에 쫓겨 거칠게 달리는 수사슴 등은 모두 초자연적 기운과 미지의 공포를 더욱 고조시킨다.



The Music on the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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