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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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언제 시작되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인간의 몸짓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행위라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리키는 행동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인간은 이러한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길게 팔을 뻗어 손가락 끝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행동은 우선, 주변사람들에게 팔을 따라가 손가락 끝을 바라보도록 한다. 하지만 손가락 끝에는 볼 것이 없기 때문에 이런 동작은 사람들에게 시각적 ‘믿음의 도약’을 하도록 요구한다. 집게손가락 끝을 따라 허공으로 뻗어나가는 ‘가상의 선’을 따라 시선을 돌리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사람은 보상을 받는데 그 보상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람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가리키는 사람의 손가락 끝과 그가 가리키고자 한 물체 사이의 공간은 축삭말단과 수상돌기 사이에 전극이 오가는 시냅스와 비슷하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틴성당의 천장그림을 보면, 신이 뻗은 손가락과 아담이 뻗은 손가락이 맞닿지 않고 살짝 떨어져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들 손가락 사이의 작은 틈을 가로질러 이동한다. 이는 원초적인 인지에서 추상적 사고로, 거대한 진화의 간극을 뛰어넘는 순간을 상징한다. 이 순간부터 인간은 언어라는 상징체계를 활용하여 전혀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Michelangelo: The Creation of Adam, detail of the ceiling fresco, 1508–12; in the Sistine Chapel, Vatican City.

말의 탄생

가리키는 행위에서 출발한 손과 손가락을 활용한 정보전달은 더 다양하고 복잡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하지만 손짓언어는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우선, 어둠 속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다. 또한 손짓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시각을 독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손짓을 하는 동안에는 하던 일을 멈춰야만 했다. 몸짓에 의존한 언어는 너무나 많은 희생을 요구했다.

손짓을 대체할 수 있는 소통채널을 탐색하는 동안 진화는 혀를 커뮤니케이션도구로 사용하면 경제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인체의 거의 모든 근육들 중에서 혀는 밥을 먹거나 침을 삼킬 때 도움을 주는 것 외에는 그저 입 안에서 가만히 놀고 있는 혀에게 곡예에 가까운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기껏 숨소리만 낼 줄 알던 혀가 구별되는 소리를 빚어내기 시작했다.

‘말’이 생겨나면서 손과 눈은 해방되었다. 이제 어둠 속에서도 마음대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나무’라는 소리가 나무 이미지를 상징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지자, 이제 주변에 나무가 없는 상황에서도 나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능력처럼 보이지만 이는 너무나 극적인 도약이었다. 다른 동물과 인간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거대한 골짜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개미나 벌은 먹이가 어디 있는지 신호로 알려주고, 원숭이는 무리에게 위험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원초적인 수준을 넘어, 복잡한 질문을 하고, 더 나아가 거기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는 것은 인간밖에 없다.

언어와 도살자와 양육자

수렵생활을 하는 원시인류에게 언어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예컨대 사냥감이 지나간 발자국을 발견했을 때 발자국에 대해 매우 세심한 부분까지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동물이 이곳을 지나간 지 얼마나 되었을까? 몸집은 어느 정도 될까? 얼마나 멀리 갔을까? 동물을 뒤쫓는 데 얼마나 많은 인원이 필요할까? 어떤 전략을 짤 것인가? 이렇게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비교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가진 포식자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말은 또한 양육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어미는 단순히 젖만 먹이는 것이 아니라, 아기에게 문화적 지식을 나눠주고, 사랑, 명예, 존경, 용기, 충성, 정직, 호기심, 쾌활함, 자기존중 등 기본적인 자질을 아기의 마음에 심어주는 역할까지 하게 되었다. 어미와 아기 사이의 소통은 태아가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되어, 출생과 동시에 극적으로 증가한다. 어미와 아기는 탯줄이 잘리면서 분리되지만, 속삭이거나 노래하거나 혼잣말을 하거나 구슬리는 등 말과 몸짓으로 된 언어의 그물망을 통해 여전히 연결되어있었다.

남자아이가 어른이 된다고 하더라도 어릴적 어머니에게서 배운 ‘사랑과 양심’이라는 개념은 사라지지 않는다. 더 나아가 어머니에게서 배운 정서적 교감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자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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