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블랙버드클래식, 케이트 쇼팽의 “실크스타킹”과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이 지난주 출간되었습니다. 지금은 리디북스에서만 책을 구입할 수 있는데요, 물론 며칠 안에 다른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블랙버드클래식은 작년 12월부터 출간되었는데, 사실상 홍보는커녕 제대로 된 소개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두 권 가지고는 이 시리즈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이다.
블랙버드클래식은 원래 출판시장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번역캠프 수료생들에게 안정적으로 번역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판권이 없는 작품들을 모아서 번역하려다보니 ‘무엇을 번역해야 하는가’ 하는 기초적인 문제에서 또 그 작품들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까지 고민해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번역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소설, 특히 단편소설의 번역은 매우 어렵고 힘든 작업입니다. 단편소설에는 단편소설만의 문법(작법)이 있는데, 이러한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번역을 하면 엉뚱한 번역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더욱이 판권이 없는 작품들은 대개 ‘고전명작’이라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중요한 작품들을 마구잡이로 번역하는 것은 블랙버드클래식의 기회취지와는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잘못된 번역은 독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그런 번역은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번역캠프 수료생들은 지난 겨울부터 봄까지 약 6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Rhetorical Writing’을 강의하시는 라성일 선생님과 함께 소설읽기 워크샵을 진행하였습니다. 무료로 진행된 이 워크샵에서는 영어소설을 분석적으로 읽고 이해하는 방법을 공부했는데요,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영어소설, 특히 단편소설 독법 강의는 수강생들의 대단한 호응을 받았습니다.
또한 좀더 완벽한 번역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였으며, 지금도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블랙버드클래식의 번역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어떠한 번역도 완벽할 수는 없죠!) 하지만 어떻게 하면 원문을 좀더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그것을 한국어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산물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블랙버드클래식은 번역가들에게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독자들에게는 의미있는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