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비판적 사고를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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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시간이 없거나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야 할 때는 얼굴을 마주보며 논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를 직접 만날 수 없을 때, 논증을 펼치기 위해 먼저 설계하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할 때, 상대방이 논증을 검토할 시간을 요구할 때는 글로써 논증해야 한다.

하지만 논증을 글로 쓰는 것이 제공하는 효용은 이보다 훨씬 크다. 논증글을 쓰는 것은 비판적 사고를 습관화하고 논증을 익히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글을 쓰는 것이 구체적으로 비판적 사고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자.

글을 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로 내뱉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그것을 글로 써서 전달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머릿속에서 분명하게 느껴지는 강렬한 느낌들은 대개 음침하고 모호하기 마련인데,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논증요소들을 글로 쓰다 보면 자신의 생각에 대한 의문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내가 떠올린 이유를 어떤 사실로 뒷받침할 수 있을까? 이에 모순되는 사실은 없을까? 나의 논리는 타당할까?

남들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댄다고 해서 반드시 혼자 궁리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생각을 고려할 때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혼자서 궁리를 할 때도, 다른 이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이유를 제시하고 근거를 찾듯이 논증하면 자연스럽게 비판적인 사고가 발달한다.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 질문을 던짐으로써 나의 사실, 이유, 믿음, 관점을 좀더 세심하게 조율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글로 논증할 때 더 탄탄하고 치밀하게 논증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글에는 본질적인 불리함이 있다. 글로 논증할 때는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일지 대부분 알 수 없다. 협력적인 사람인지,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인지, 관대한 사람인지, 까다로운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누가 읽을지 알지 못하면 어떤 어조로 논증을 전개해 나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독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하면 독자의 오해도 바로잡아줄 수 없고 의외의 질문이나 반론에도 답할 수 없다. 우리는 다만 독자를 예측하고, 그러한 예측이 빗나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글이 지닌 치명적인 불리함은 따로 있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에게서 문제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훨씬 쉽다. 표정, 목소리, 몸짓을 이용해 상대방을 자신의 논증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인간의 존재감은 종이 위에 쓴 글로써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상대방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글로 논증할 때는, 이러한 ‘존재감의 부재’로 인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해낼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타당한 이유를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독자를 논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자가 내 글을 ‘덮어 버리지 않고’ 계속 읽어야 할 타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글에 대한 독자의 가장 치명적인 반응은 ‘악플’이 아니라 ‘무플’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어떻게 하면 내가 논증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독자가 관심을 갖게 만들 수 있을까? 독자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증을 잘 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가 나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것을 일깨워줘야 한다. 여기에서도 비판적 사고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글은 논증의 탄생과 스타일레슨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 글은 2021년 12월 21일 [슬로우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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